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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마비 장애인 장재민씨, 한국 의료기술에 새 삶 희망

“이제는 일어서고 싶어요”
입양아 출신 사지마비 장애인 장재민씨
한국 의료기술에 새 삶 희망 두드린다

한국에서 갓난아이 때 입양된 후 청년시절 오토바이 사고로 사지마비 장애인이 돼 12년 째 힘겹게 살고 있는 장재민(32, 센터빌 거주)씨가 한국 보건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이 실시하는 나눔의료 확산사업을 통해 새 삶의 희망을 두드린다.

친부모에게 버림 받았으나 미국 한인 가정 입양으로 행복할 수도 있었던 장씨의 삶은 굴곡졌다. 첫 시련은 11살 때 찾아왔다. 남편에게 버림받고 기울어진 살림에, 재민씨를 홀로 빈 집에 남겨두고 일을 나서야 했던 양어머니 장성자씨(현재 68세)가 아동보호국에 신고당한 것. 장성자씨는 아동학대죄로 기소되며 결국 재민씨의 양육권을 빼앗겼고, 재민씨는 새로운 미국 양부모에게 다시 입양됐다.

재민씨는 새로운 삶에 적응해야 했다. 재판을 통해 공동 양육권을 얻게 된 장씨는 미국인 부모 손에 맡긴 재민씨를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매달 수백달러라도 아이 양육에 보태달라고 새로운 양부모에 쥐어줬다. 화장지, 세제, 식료품…. 생필품도 손에 들어오는 대로 양부모 집을 찾아 전달했다. 재민씨를 한번이라도 더 보고 싶은 일념이었다.

심신의 안정을 찾으며 미국인 양부모 가족과 장성자씨의 사랑 속에 성장한 제이씨는 대학 1학년 때 친구들과 함께 오토바이를 몰다가 사고를 당하며 또다른 시련을 겪게 된다. 부상은 심각했다. ‘사지마비’라는 암담한 진단이 나왔다. 양부모는 존스홉킨스 대학병원의 관련 권위자까지 찾아 최신 수술법을 통한 치료 가능 여부를 물었으나 “줄기세포 치료가 필요하지만, 현재(2006년) 의학 수준으로는 치료가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1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 동안 사상 최악의 불경기가 미국을 찾았다. 장성자씨는 거듭된 사업실패를 겪고 노점상 등으로 힘든 삶을 유지했다. 한 때 300만 달러짜리 저택에 살던 재민씨의 미국 양부모 역시 경제적 어려움으로 센터빌 근교 일반 주택으로 이사했다. 미국인 형제, 자매가 결혼 후 떠난 집에서 재민씨는 미국인 양부모의 근근한 보살핌 속에서 희망 없는 삶을 보내고 있었다.
희망의 불씨는 의외의 곳에서 찾아왔다. 장성자씨가 일하던 떡 방앗간에 손님으로 온 강태건씨가 딱한 사연을 들으면서다. 스스로 말기 암 환자이기도 한 강씨는 한국의 우수한 줄기세포 치료법과 여러 의료혜택에 해박한 지식을 토대로 각종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터였다.

강태건 씨는 한국을 방문해 진행한 여러 두드림을 통해 ‘김현수 줄기세포 클리닉’의 도움과 정부가 실시하는 ‘나눔의료 확산사업’을 통해 장재민 씨가 최대 2억원에 달하는 수술비 걱정 없이 무료로 최신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됐다. 이어진 재민 씨의 진료기록 및 MRI 자료 분석을 토대로 ‘김현수 줄기세포 클리닉’ 측으로부터 “손상을 입은 4번, 5번 척추를 자가골수 주입 수술요법 등으로 치료하면 완치 가능성도 있다”는 희망적인 소견을 받았다.

하지만 미국인 양부모들은 “한국의 의학수준을 신뢰할 수 없다”, “재민씨의 몸상태는 장거리 비행을 감당할 수 없다”라는 등의 이유로 치료 및 나눔의료 사업 지원 동의를 거부했다. 난감한 상황에 직면한 장성자, 강태건 씨 등은 이같은 사연을 본지에 알려오며 도움을 요청했다.

기자는 지난 15일 미국인 양부와 장성자, 재민 씨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정확한 의학적 설명을 곁들인 소통의 자리를 주선했다. 이를 통해 양부로부터 “주치의가 한국 방문 치료를 통한 증상 개선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재민 씨가 동의하는 조건하에 수락하겠다”는 확답을 얻어냈다. 그리고 모든 최종 동의가 이뤄진 후, 마침내 17일 나눔의료 확산사업 응모를 위한 관련서류 일체를 한국 김현수 줄기세포 클리닉 및 파미셀 주식회사 측에 전달했다.

관련서류에는 재민 씨의 쾌유와 한국에서의 치료를 성원하는 워싱턴 지역 한인 450여명의 서명이 포함됐다. 장성자씨 가족과 강태권씨가 지난 수주 동안 와싱톤중앙장로교회, 열린문장로교회, 메시아장로회, 버지니아장로교회, H마트 등지에서 함께 벌인 서명운동으로 얻어낸 값진 결과이다.

알렉산드리아 소재 노인아파트서 살고 있는 첫번째 양어머니 장성자 여사는 “재민이의 회복을 위해 동포들께서 선뜻 서명에 나서주는 모습을 보고 따뜻한 정을 느끼게 됐다”면서 “재민이가 한국서 치료받을 기회를 얻고 하루빨리 완치돼 두 발로 다시 걷는 모습을 동포 여러분 모두와 함께 보고 싶다”는 바람을 눈물과 함께 전했다.

한편 한국 보건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이 실시하는 나눔의료 확산사업은 국가브랜드이미지 강화 및 한국의료 우수성 홍보를 통해 외국인 환자 유치를 확대한다는 목표로 실시되고 있다.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현지 치료가 어려운 환자를 대상으로 연중 2회 실시된다. 현재 500여명의 환자들이 대기중이나 장씨 가족 등은 미국 내 한인 입양자인 재민 씨의 딱한 사정이 특별히 고려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박세용 기자 park.seyo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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