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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카 부부, 대통령 '두통거리 가족' 합류

성매매, 코카인 소지, 불법 로비…
역대 대통령 속썩인 동생·자식들
트럼프 딸·사위는 '공직장사' 논란
백악관 직함 갖춰 더 큰 짐 될 수도

지난해 미국 대선 당일인 11월 8일 일부 주의 출구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밀리는 발표가 나오자 캠프에 비상등이 켜졌다. 트럼프에게 직보할 사람이 필요했다. 최측근이 누구인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재러드 쿠슈너가 나섰다. 장인인 도널드 트럼프와 처남들에게 아직 투표가 진행 중인 주의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라고 종용했다. 쿠슈너는 지난해 마이크 펜스를 부통령 후보로 밀어붙여 성사시켰다. 타임지에 따르면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하라고 조언한 이도 쿠슈너다.

쿠슈너의 아내 이방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예뻐하는 딸이다. 지난 13일 위스콘신주의 한 대학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발표했을 때 이방카가 옆에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 딸 이방카도 함께 왔다"며 소개하자 딸은 아버지를 대신해 "이 프로그램은 정부 정책의 핵심"이라고 역설했다.

하지만 주류 언론의 시선에선 예쁜 딸과 듬직한 사위는 트럼프 대통령을 옥죌 짐이 되고 있다. 이들 역시 역대 미국 대통령을 힘들게 했던 '골칫덩어리 가족'의 최신 명단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 대통령 친인척 비리가 있다면 미국엔 대통령의 두통거리 가족이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남동생 닐 부시는 성매매 추문으로 현직 대통령이던 형을 피곤하게 했다. 2003년 이혼했을 때 부인 샤런 측은 남편이 대만·홍콩을 여행하며 성매매를 했다고 폭로했다. 닐의 변호사는 "잠은 잤지만 돈을 주지는 않았다"는 궁색한 변명을 했다. 이 변호사는 "샤런이 부두교 저주에 쓰려고 남편의 머리카락을 몰래 뽑았다"고 역공했다. 샤런 측은 "남편이 약물을 했는지 확인하려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이복동생이자 가수였던 로저 클린턴은 남북 관계사에 이름을 남겼다. 로저 클린턴은 1996년, 97년 잇따라 한국을 찾아 '미국 대통령 동생의 공연'으로 관심을 모으더니 99년엔 한국 가수들과 함께 평양에 들어가 공연을 했다. 당시 김용순 아태위원장을 만나고 내려와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남북 전령사를 자처했다. 하지만 그의 개인사는 험하다. 그는 85년 코카인 소지로 1년간 복역했던 전과자다. 형 클린턴은 비난을 무릅쓰고 퇴임 직전인 2001년 1월 동생의 코카인 처벌 기록을 말소하는 사면을 해줬다. 하지만 동생은 그해 난폭운전으로 체포돼 2년간 보호관찰 처분을 받았다. 2016년에도 음주운전으로 체포됐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동생 빌리 카터는 '빌리 게이트'라는 국정 농단 의혹으로 의회 조사를 받았다. 1980년 리비아 정부를 위한 대리인으로 법적 등록을 하지 않은 채 로비에 나서 리비아 측으로부터 22만 달러를 받은 게 드러나면서다. 그전엔 자신의 이름을 딴 '빌리 맥주'를 팔며 화제를 뿌렸고, 78년 남성 나체 사진을 싣는 외설 잡지 '플레이걸'과 인터뷰해 "형에게 열등감이 있다"고 했다. 기자들 앞에서 소변을 보는 기행으로도 유명했다.

미국인이 사랑하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소련 해체에 성공했지만 '반항아 딸' 패티 데이비스를 붙잡지 못했다. 10대 시절에 마약 중독으로 고생했던 패티는 아버지가 대통령으로 재임할 때 반핵운동에 참여하며 반대로 갔다. 동성 연애도 지지했다. 2001년엔 아버지 재임 시절 백악관의 비품을 몰래 훔쳤다는 자백성 글을 WP에 보내더니 아버지가 퇴임한 이후인 92년엔 어머니 낸시 레이건이 백악관 시절 상습적으로 약물을 복용했다고 주장하는 자서전을 펴냈다.

이들 대통령 가족은 모두 통제 불능의 행동으로 대통령을 피곤하게 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쿠슈너와 이방카 부부는 다르다. 두 사람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는 막강하다. 과거의 말썽쟁이들과는 달리 두 사람은 각각 쿠슈너 선임고문, 이방카 고문으로 백악관내 공식 직함까지 갖고 있다. 그래서 나중에 더 큰 짐이 될 수 있다.

쿠슈너·이방카 부부는 이미 '공직 장사' 논란을 불렀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4월 쿠슈너·이방카 부부는 공식 직함을 갖고 있어 '이해의 충돌'에 해당되는 자산을 소유해 이익을 취하는 게 금지돼 있다고 지적했다. NYT에 따르면 쿠슈너는 부동산 사업 등 200여 직책에서 물러났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운영하거나 관여해 온 업체에서 재산상 이익을 얻고 있다. 지난달엔 쿠슈너 일가가 운영하는 '쿠슈너 컴패니즈'가 중국에서 투자자를 유치하며 쿠슈너를 사업 홍보에 활용했던 사례가 불거졌다. 이 신문은 쿠슈너 컴패니즈의 부동산 사업 등이 "전세계의 구린 돈을 끌어 모으는 자석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방카는 지난 4월 미.중 정상회담이 열렸던 플로리다 마라라고 휴양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옆에 앉더니 10여 일 만에 중국 정부로부터 자신의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 48건에 대한 상표권을 승인 받았다. 해외 기업에 까다로운 중국 당국이 대통령의 딸을 의식해 전격 승인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쿠슈너는 러시아 게이트의 몸통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초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러시아대사를 만나 비밀 채널을 만들려 했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는 쿠슈너가 지난해 대선 기간 중 러시아와 금융 거래나 사업을 하면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과 연계된 게 있는지 조사 중이다.


채병건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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