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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침대서 잤나" "개보다 못해"…해외 공관장·직원 갑질 10명 적발

성희롱·폭언 7명은 징계 요구
외교부, 향후 재발 방지 위해
전 공관에 주요 사례 전파키로

#1. 중남미 지역 공관의 여성인 직원 A씨는 현지 외교단 행사에서 외국 대사관 직원의 옷에 얼음을 넣는 등 주사(酒邪)를 부렸다. 다음날 본인은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했다. A씨는 직원들의 연애사에도 관심을 보이며 당사자들이 있는 곳에서 "잤나? 설마 한 침대에서 잔 건 아니지"와 같은 말을 했다. A씨는 주재국과 업무 협의 과정에서 "내 말 끊지 말라"는 말을 통역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외교적 결례로 여겨질 수도 있는 표현이었다.

#2. 유럽 지역 공관장 B씨는 직원들에게 사생활에 대해 자주 묻곤 했다. "요즘 표정 왜 이리 안 좋아? 연애관계 문제 있나" "눈에 확 띄는 스타일이 아니니까 신문에 남자친구 광고를 내보지 그래" "한국 가서 선보고 왔나? 요즘은 노산이 문제야" 등이었다. 듣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불쾌할 수 있는 사적인 질문이었다.

외교부는 20일 지위를 이용한 '갑질'과 성희롱을 한 것으로 조사된 재외공관장과 직원 7명에 대해 중앙징계위원회에 징계 의결을 요구했다고 20일 밝혔다.

외교부는 지난 8월 10일부터 같은 달 31일까지 집중 신고를 받은 결과 41건의 제보 또는 신고를 접수했고, 이 중 10명의 비위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공관장 3명과 공관 직원 2명 등 5명에 대해 중징계(정직 이상), 공관 직원 2명에 대해 경징계(감봉.견책) 의결을 각각 요구했다. 2명은 장관 명의의 엄중 서면 경고, 1명은 서면 주의 조치했다.



중징계 의결이 요구된 5명 중에는 일본 지방 주재 총영사 시절 비서에게 상습적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로 지난달 검찰에 고발된 여성인 C씨도 포함됐다. C씨는 비서에게 "저거 진짜 죽여 살려" "장애인이냐" "개보다 못하다" 등의 폭언을 했을 뿐 아니라 티슈박스를 던져 멍이 들게도 했다. 피해자는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미 한국으로 소환된 C씨를 제외하고 중징계 의결 요구된 다른 공관장 2명과 직원 2명에 대해서도 소환 및 직위해제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C씨를 제외하고는 범죄 수준까진 아니라고 보고 형사 고발 조치를 하진 않았다.

남태평양 지역의 공관장 D씨는 직원들 앞에서 연필을 부러뜨려 벽에 던지는 등 위협적 행동과 욕설을 자주 일삼았다. 또 자신의 일상 식비를 관저 요리사의 사비로 부담케 하고 본부 지침에 따른 휴무일인데도 관저 요리사를 쉬지 못하게 했다.

중동 지역 공관의 기혼 직원 E씨는 미혼인 여성 행정직원에게 업무시간이 끝나고도 사적인 연락을 계속했다. 처음엔 "일도 잘하고 예쁘다"는 취지의 칭찬으로 시작했지만 점점 고향 등 사적인 부분까지 언급하며 호감을 표시했다. 구애라고 판단한 여성이 "그만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연락은 간간이 지속됐다. 외교부는 D씨와 E씨에 대해서도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수시로 지각하고 업무시간에 컴퓨터 게임을 한 F씨는 경징계 의결 요구를, 퇴근 후 카카오톡으로 업무 지시를 하거나 업무시간 중 관용차량을 사용해 병원 진료를 받은 공관장 G씨는 서면 경고 조치를 받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감시.통제가 느슨한 재외공관에서 죄의식 없이 이뤄지는 지속된 폭언과 부당 지시 등 갑질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집중 신고를 받아 조사를 실시했다"며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전 재외공관에 주요 갑질 사례와 처리 결과 등을 전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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