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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문제, 교계도 외면할 수 없는 우리의 일"

아시안 스파 업소 사건 여파

지난 27일 LA한인타운에서 열린 아시안 증오 범죄 근절 평화 집회에는 한인들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거리로 나와 목소리를 높였다. 한인 교계에서도 교인들이 인종 문제에 대한 바른 시각을 갖도록 교육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상진 기자

지난 27일 LA한인타운에서 열린 아시안 증오 범죄 근절 평화 집회에는 한인들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거리로 나와 목소리를 높였다. 한인 교계에서도 교인들이 인종 문제에 대한 바른 시각을 갖도록 교육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상진 기자

용의자 기독교인…교계 충격 커
한인 교계서도 잇따라 성명 발표
"우리 안에 내재된 죄의 문제 봐야"
올바른 시각 교인들에 교육해야
교회서도 일부 인종 혐오 인식 자리
자성 안하면 계속 문제 발생 우려


애틀랜타 한인 스파 업소 연쇄 총격 사건과 관련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21)에 대한 종교적 배경이 논란이 됐다. 롱이 기독교인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논란은 일각에서 기독교에 대한 반감으로까지 이어졌다. 롱은 조지아주 밀턴 지역 크랩애플제일침례교회에 출석했던 교인이었다. 반면 교계 곳곳에서는 총격 사망 사건에 대한 애도를 잇따라 표명하고 인종 혐오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연쇄 총격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교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안타까운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인 교회들도 마찬가지다.

사건 발생 후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21)이 기독교인이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교계가 받은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교계는 내부적으로는 회개를 외부적으로는 인종 차별 등 각종 사회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자는 목소리가 높다.



부에나파크 지역 김병찬 목사는 "끔찍한 사건의 범인이 기독교인이었다는 말에 너무나 혼란스러우면서도 가슴이 아팠다"며 "주일날 교인들과 함께 유가족에게 위로가 있기를 함께 기도했다"고 말했다.

풀러턴 지역 은혜한인교회 한기홍 목사는 "이번 사건은 이 시대 가운데 빛과 소금으로서 교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각인시킨다"며 "교회는 반성경적인 인종 차별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 선한 영향력을 위해 앞으로 교회의 사회 참여도 너무나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총격 사건이 발생한 애틀랜타 교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체감하는 분위기가 타지역 교계와는 달랐다.

애틀랜타연합장로교회 손정훈 목사는 "이 문제는 더 이상 남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리 안에 내재한 죄의 문제를 깊이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인종 차별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강조하는 목회자도 있었다.

프라미스 교회 최승혁 목사는 "그동안 인종 차별에 대해 우리 한인들이 너무 무관심하지 않았나 돌아보게 된다"며 "이제 인종 차별에 대한 대항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우리의 일이 됐다"고 전했다.

현재 교계는 '사순절(부활절 40일 전 기간)'을 보내고 있다.

미국장로교한인교회협의회(NCKPC)는 성명을 발표 "지난 1년간 미국에서 3292건의 아시안 혐오사건이 발생했다. 인종차별과 혐오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사순절에 회원교회는 아래와 같은 신앙운동을 추진해 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NCKPC는 주요 5가지 신앙 운동으로 ▶교회가 용의자와 같은 사람을 만든 것을 회개 ▶마음 속 미움과 증오심이 십자가의 용서와 사랑으로 치유되도록 기도 ▶미국의 가정 교회 사회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기도 ▶미국과 온 세상에 분열 인종차별 폭력 살인이 사라지도록 기도 ▶애틀랜타를 비롯한 전국의 혐오범죄 피해자들과 차별당하는 사람들을 앞장서서 돕기 등을 강조했다.

NCKPC 최병호 목사는 "범죄자 롱은 목회자의 아들이며 기독교인이었음에도 그 누구도 그를 성경의 삶으로 인도하지 못했다"며 "교회들이 롱과 같은 사람을 제대로 인도하지 못한 점 역시 회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의자 롱이 출석했던 크랩애플제일침례교회측은 충격에 휩싸인 상태다.

이 교회는 웹사이트(www.crabapplefbc.org) 전면에 이번 사건에 대한 성명을 내건 상태다.

이 교회는 성명에서 "롱의 가족은 수년간 우리 교회의 회원이었다. 우리는 그가 성장하는 것을 봐왔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고백 했을때 교인으로 받아들였다"며 "하지만 이런 끔찍한 살인 행위는 예수와 복음에 대한 신앙고백에 완전히 어긋나고 부인하는 것이다. 이런 극악무도한 행위는 우리 교회로서 믿고 가르치는 것과 정 반대"라고 밝혔다.

현재 이 교회는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 등을 폐쇄한 상태다. 한동안 소셜 미디어 등에는 롱의 아버지가 목회자로서 크랩애플제일침례교회에서 목회자로 사역했다는 이야기가 나돌기도 했다.

이 교회 관계자는 "교인들의 안전을 위해서 계정을 닫아 놓은 상태"라며 "롱의 아버지는 우리 교회에서 고용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주류 교계에서 활동하는 유명 한인 2세들도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속속 밝혔다.

아시안아메리칸기독교인연합(AAAC) 레이모든 장 회장은 "이제는 교회와 기독교 단체들이 인종 문제에 대해 올바른 시선을 가질 수 있게 교인들을 교육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한 인식이 없다면 앞으로 우리는 교회에서 계속 이 문제를 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기독교 출판사 IVP의 부이사를 맡고 있는 헬렌 이 작가는 "교인들 사이에서도 인종주의에 기반한 혐오가 깊이 뿌리 내리고 있다"며 "이제 교회들은 인종 차별을 거부하는 것뿐 만 아니라 인종 차별이라는 죄에 적극 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 조 목사는 현재 기독교 기아대책 기구 '브레드포더월드(Bread for the World)'의 회장을 맡고 있다.

조 목사 역시 "아시안을 대상으로 한 폭력에 대해 교인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전했다.

심지어 한국교회언론회까지 이번 총격 사건을 규탄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성명을 통해 "아시아계 여성들이 주된 표적이 되고 지난 1년 사이 미국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범죄가 증가했다는 소식은 '인종 차별'에 대한 우려를 낳게 한다"며 "한국교회는 피해를 입은 유족과 한인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하며 미국 사회에서도 이런 불행하고 끔찍한 사건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고 전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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