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수 속병 클리닉] 환자-의사 관계는 ‘자식과 아버지의 관계’

사람들은 환자와 의사의 관계를 자식과 아버지의 관계와 비슷하다고도 말한다. 어떻게 보면 일리 있는 말이다. 병원 침실에 누워 있는 환자를 내려다보는 의사는 아버지의 입장이요, 불안한 상태에서 도움을 요청하며 누운 환자가 의사를 올려다보는 눈길은 자식의 그것에 비교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는 환자와 의사의 관계가 일방적이기 쉽다. 즉 의사가 처방하고 지시하는 대로 환자는 별생각 없이 따라가기가 쉬운 것이다. 육체적으로 약해져 있는 환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의 말에 깊은 생각 없이 순종하게 된다. 그러나 환자와 의사의 관계는 편도의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양쪽의 동의를 필요로 하는 쌍무적인 관계가 되어야 한다.

모든 인간관계가 그렇듯이 일방통행이 아니라 쌍방통행해야 한다는 말이다. 환자는 의사의 말에 무조건 맹종하지 말고 상호 관계를 맺어야 한다. 다시 말해 충분한 이해관계가 성립되고 치료에 대해 수락을 한다면, 환자는 의사가 추천하는 여러 치료 요법이나 규정을 따라야 한다. 의사의 처방에 철저히 협력하며 따라주는 것은 환자의 임무이기도 하다. 또한 재상담에 대한 권리 인식이 뚜렷해져야 한다. 즉 의사의 조치에 어떤 의문점이나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었을 경우, 환자에게는 다른 의사와 재상담을 하고 다른 의견을 구할 권리가 있다. 재상담을 받고 싶으면 서슴지 말고 상담해야 할 것이며, 이를 추진토록 의료진에게 도움도 마땅히 청해야 할 것이다.

재상담을 받고자 할 때나 아니면 다른 전문의에게 의뢰를 받고자 할 때 많은 경우, 우리나라 사람들은 의사에게 물어 오는 것을 어려워한다. 누구 말대로 정에 이끌려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지난 20년 동안 봐준 의사 선생인데… 혹은 같은 교회의 장로님인데… 어떻게 미안하게 다른 의사를 볼 수 있겠느냐’는 등의 사고방식은 자신의 건강은 물론, 가정에 치명적일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현철수 박사 - 마이애미 의대 졸업. 예일대병원 위장, 간내과 전문의 수료. 로체스터 대학 생물리학 박사,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 스토니브룩, 코넬 의대 위장내과, 간내과 겸임 교수. 현재 뉴저지주 의료감독위원회 위원, 아시안 아메리칸 위암 테스크포스와 바이러스 간염 연구센터를 창설, 위암 및 간질환에 대한 캠페인과 문화, 인종적 격차에서 오는 글로벌 의료의 불균형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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