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이 콘서트 홀이죠”

바이올리니스트 김유은 씨
농장·포도밭 등 찾아니며
‘무지캐러밴’ 팀 공연 화제

델리리움 무지쿰의 수석연주자 김유은씨와 음악감독 에티엔 가라(왼쪽)씨가 ‘무지카라반’이라는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있다. 농업 생산현장의 미니 콘서트 모습. [델리리움 무지쿰 제공]

코로나 19로 공연의 기회가 없어진 음악인들이 온라인 돌파구를 찾기 위해 유튜브 공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바이올리니스트 김유은(YuEun Kim)씨와 에티엔 가라(Etienne Gara)씨의 신선한 시도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현재 LA에서 앙상블 ‘델리리움 무지쿰(Delirium Musicum)’의 음악감독(가라)과 수석연주자 및 매니징 감독(김)을 맡고있다. 델리리움 무지쿰은 15명의 현악 연주자로 구성돼 올해에 디즈니홀에서의 공연, 주요 음반사와의 녹음, 세계 순회공연을 앞두고 있었던 챔버 오케스트라다.

코로나로 공연이 모두 취소되자 델리리움은 몇몇 단원들과 4월부터 이웃을 위한 마당콘서트(Courtyard Concert)를 갖기 시작했다. 관객들은 아파트 발코니에서 공연을 관람하며 환호했다. 6월까지 12번의 공연이 진행됐다. 자신감을 회복한 이들은 새로운 계획을 진행했다.

“바이올린을 들고 농장과 와이너리를 순회하며 연주를 해보기로 했죠. 캠핑을 하고 농장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 다큐멘터리로 만들게 됐습니다.” 우선 1971년산 복스왜건 미니버스를 구입해 빨간색과 하얀색으로 페인트칠을 하는 등 캐러밴식 개조 작업에 나섰다. 이게 ‘무지캐러밴(MusiKaravan)’ 프로젝트의 시작이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김유은씨는 “지난 8월부터 캘리포니아에서 유기농 농장과 포도밭의 농부를 위해 연주하고 있다. 관객은 많아도 10명 이하”라며 “농부 옆에서 흙을 밟으며 브람스, 쇼팽, 스마일(찰리 채플린)을 연주하며 감사를 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막상 바이올린 2대를 위해 작곡된 작품이 많이 없어 곡을 직접 편곡해서 연주하고 있다”며 “오케스트라 곡부터 올드팝송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생산 현장에서의 공연이 쉬운 것은 아니다. 100여 곳에 연락했는데 흔쾌히 공연을 승낙한 곳은 10곳 정도다. 이런 공연 자체가 너무 생소한 것이어서 그런지 관객(?)을 이해시키기가 무척 어려웠다. 한창 팬데믹이 심한 시절에는 연락조차 어려웠는데 그나마 이제는 팬데믹에 적응해서인지 허락을 받고 공연이 가능해졌다.

다행인 것은 복고풍 콜렉션 대상인 복스왜건 1971년형 미니버스의 커뮤니티를 통해서 잠잘 곳과 공연일정을 조율하는데 도움을 얻고 있다. 또한 바이올린도 한인이 야외공연용을 제공해줘 부담을 덜었다. 가난한 공연자들의 갸륵한 공연시도에 도움이 적지 않다.

김씨는 “연주와 연습 외에도 기획, 촬영, 편집까지 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의미 있고 가슴 뛰는 일을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벅차다”며 “특히 농부들이 보여주는 따뜻한 인심에 감동받는다. 음악이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선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작할땐 무모한 도전 같았는데 지금은 살면서 가장 잘한 일중 하나로 기억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에티엔씨도 “프로젝트가 한국을 넘어 세계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며 “코로나 19는 많은 사람을 고독하게 했다. 사람들을 위한 공연이 가능해 매우 감격스럽고 보람있다”고 말했다.

▶기부: http://deliriummusicum.com/donate/ ▶공연티저:https://youtu.be/KFf8xboxr0Y ▶문의: contact@deliriummusicum.com ▶홈페이지: www.musikarav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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