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탓인가…줄잇는 '살해 후 자살'
한인 '형부·처제 사건' 1주만에
타운서 또 히스패닉 남녀 희생
"불안 심리 기인한 극단적 행동"
LAPD 공보실에 따르면 남성은 현장에서 숨졌으며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진 여성도 15일 오전 4시쯤 결국 숨졌다. 경찰은 가정불화에 따른 ‘살해 후 자살’ 사건에 무게를 두고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최근 이같이 가족이나 동거인 등 측근을 총격 살해한 뒤 자살을 시도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코로나 이후 펜데믹 영향으로 불안해진 사람들의 심리 상태를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LAPD 토니 임 공보관은 “정확한 사건 경위 파악을 위해 좀 더 조사를 해 봐야 알겠지만 일련의 ‘살해 후 자살’ 사건이 팬데믹 영향일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심리적 불안정이 커질수록 범죄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인타운을 관할하는 올림픽 경찰서 범죄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발생한 아동 및 배우자 학대는 총 630건으로, 특히 최근 9~10월 사이에 87건이 발생해 이전 달(8월~9월 사이)의 57건보다 52.6%나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불안정한 심리가 가장 쉽게 전파될 수 있는 곳이 가족이나 지인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수잔 정 정신과 전문의는 “본인만의 스트레스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한 사람일수록 단순한 살해, 자살 등 극단적인 방법을 생각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그 여파는 함께하는 시간이 많고 심적으로 가까운 가족에게 미칠 확률이 높다”면서 “특히 팬데믹과 같은 유례없는 상황에서 가족 소속감이 높고 독립적인 사고가 얕은 개인이 두려움에 우발적으로 가족에 대한 범행을 저지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7일에는 오렌지 카운티 플라센티아 지역에서는 아버지가 초등학생 쌍둥이 두 딸을 칼로 찔러 살해하고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었다.
가정폭력 상담 전문 LA한인상담소는 지금은 평소와 비슷해졌지만 팬데믹 시작 직후 지난 6월까지는 평소 2배가 넘는 가정폭력 건이 접수됐었다고 전했다. 상담소 김선희 가정폭력부 매니저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도망쳐 나올 곳이 더는 없다고 판단하거나, 가해자와 오랜 시간 함께 붙어있으면서 신고나 상담이 더 어려워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팬데믹 이후 LA 한인타운 일대의 일반 살인 및 총격 사건도 두드러진 증가를 보이고 있다. 올림픽 경찰서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10월 10일까지 발생한 살인 사건은 총 1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총격 사건도 지난해(44건)와 비교해 올해(56건) 27.3% 증가했으며, 총격 피해자도 지난해(22명)보다 올해(25명) 13.6%로 소폭 증가했다.
한인타운 밖도 사정은 비슷하다. 14일 NBC뉴스는 올림픽경찰서 아흐마드 자레카니 캡틴을 인용, “올해 LA시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은 총 261건으로 작년보다 25%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난 5일~12일까지 일주일간 LA시 내 무려 96건의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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