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 연방정부 상대 소송 왜?] 서류미비자 빼면 살림 휘청

인구 5.6% 사라져 지원금 축소
의료·건강·교육 시스템도 타격

앞으로 캘리포니아의 10년을 좌우하는 문제다.

캘리포니아가 28일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센서스 집계에서 서류미비자를 제외하겠다는 행정명령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소송의 이유는 명확하다. 서류미비자를 인구조사에서 제외할 경우 캘리포니아는 가장 잃는 것이 많은 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서류미비자는 50개 주에서 가장 많다. 센서스 집계에 따르면 전국 서류미비자 수는 1070만 명(2016년 기준)에 달한다. 이 중 20%에 해당하는 220만 명이 캘리포니아에 거주민이다. 서류미비자 5명 중 1명은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셈이다. 주 전체 인구의 5.6%에 해당하는 숫자이기도 하다.

문제는 서류미비자를 포함한 센서스 집계가 연방 지원금을 받는 기준이 되는 데 있다. 주에 배당되는 연방 지원금은 1조5000억 달러에 달한다. 인구수를 근거로 한 이 기금은 주 정부와 지역 정부가 운용하는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메디캘) 등의 의료 프로그램, 도로, 통신망 등 사회기반시설 구축 그리고 교육 프로그램, 저소득층 지원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인구가 4000만에 달하는 캘리포니아는 연방정부 지원 규모도 막대하다. 서류미비자가 인구 조사에서 배제될 경우 캘리포니아 인구의 5.6%에 달하는 주민들이 집계에서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다. 그만큼의 지원금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인구수에 따라 분배되는 주요 기금은 대략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학교 런치 프로그램 등 40여 개다. 이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부문은 의료와 건강 서비스다. 72%에 달한다. 당연히 의료 시스템과 지원 약화는 불가피하다.

이웃케어클리닉 이재희 홍보담당자는 “저소득층을 위한 가주 건강보험 프로그램인 메디캘은 기금의 60% 이상을 연방정부로부터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는데 이번 2020 센서스 인구조사에서 서류미비자를 제외하면 그만큼 인구수가 줄어 가주에 배정되는 메디캘 기금에도 타격을 줄 수 밖에 없다”며 “메디캘 뿐만 아니라 캘프레시(푸드스탬프) 등 저소득층을 위한 의료 및 사회복지 프로그램 전반에 타격을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연방 센서스가 2017년 발표한 연방 기금 배분 자료에 따르면 저소득층 건강 보험 프로그램 메디케이드 지원금만 522억 달러에 달한다. 전국 최다액이다. 학교 점심 급식 지원금은 14억8800만 달러다. 이 역시 가장 많다. 이외에도 어린이 의료보험 프로그램에 26억6800만 달러, 실업수당 운영에 3억6300만 달러, 저소득층 에너지 보조에 1억7000만 달러의 지원을 받았다.

이번 소송에 합류한 LA통합교육구의 모니카 가르시아 이사는 “서류미비자 센서스 집계 제외는 이민자를 포함한 모든 학생에게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소득층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관의 관계자들 역시 “안 그래도 코로나19로 가주 재정이 흔들리면서 사회 취약층을 위한 혜택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연방기금 배정까지 차질을 빚는다면 저소득층은 더욱 벼랑 끝으로 몰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10년 만에 2020 인구조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30일 현재 캘리포니아 인구조사 참여율은 6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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