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초 방한 앞둔 비건 "코로나로 대선까지 북·미 정상 만나기 어렵다"

"북한과 대화 준비…진전 이룰 시간 남아"
최선희, 정상회담 없는 협상 응할지 관건
"北, 협상 대표에 핵무기 논의 일절 금지"
"하노이 정상회담 실패는 예측가능한 일"
"스웨덴서 튼튼하고 상세한 계획 제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 29일(현지시간) 브뤼셀 포럼에 화상으로 참석해






이번 주 서울 방문을 추진 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 29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은 어렵지만,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 비화를 폭로한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 회고록의 파장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대북 협상대표로서 공개 대화 제의를 한 셈이다. "대선까지 정상회담은 힘들 것"이라고 밝힌 상황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나 김명길 북한 협상 대표가 응답할지 주목된다.

비건 부장관은 이날 독일 마셜 기금이 주최한 화상 브뤼셀 포럼에 참석해 새로운 북·미 정상회담을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남은 시간과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뒤덮은 상황에서 우리가 직접 대면하는 국제 정상회담을 할 수 있는 여건이라고 상상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미 사이의 대화는 분명히 가능하며, 우리는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두 정상 간 회담은 지금부터 대선까지는 어려울 것 같다"며 "유엔 총회도 사실상 9월 회의 일정을 취소하고 있고, 우리도 하반기 주요 7개국(G7) 대면 회담을 추진하고 있지만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건 부장관은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안에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한 데 관해선 "북한과 합의를 이루는 건 우리뿐 아니라 북한에도 달려있다"며 "우리는 상당히 튼튼하고 상세한 계획을 제시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협상에 참여하면 우리는 아주 빨리 진전을 이룰 수 있다"며 "우리 목표는 최종적이고, 완전한 '한반도의 비핵화'"라고 답했다. 대북 협상 대표를 겸직하는 비건 부장관이 국무부의 공식 용어인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 대신 '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한 건 이례적이다. '한반도 비핵화'는 그동안 북한이 주장해온 '조선반도 비핵화'와 같은 개념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어서다.




지난해 2월 28일 결렬된 베트남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존 볼턴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이 카메라를 향해 웃고 있는 모습.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에서 스티븐 비건 부장관이 이끄는 국무부 협상팀을






비건 부장관은 "북한은 분명 폭탄을 만들 수 있는 상당한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고, 많은 수의 핵폭탄도 보유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우리가 전 과정에서 직면한 도전은 북한이 외교적 진전을 이루기 위해 이런 활동을 중단할 용의가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협상 책임자로서 맞은 편(북한) 협상가들은 그들 정부를 대신해 이런 결정을 할 권한이 없다는 점을 반복해서 느꼈다"며 "이것이 사실상 (2차) 하노이 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 근본 문제였고, 북한 협상가들은 핵무기를 일절 논의하지 말도록 금지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 정상이 직접 논의하도록 문제를 넘겼기 때문에 회담 결과(실패)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협상에서도 "우리는 북·미 양측의 모든 관심사에서 진전을 이룰 실질적인 계획을 설명했지만, 정무적 수준의 대화로 이끌 수는 없었다"라며 "북한 경제가 후퇴하는 등 고난이 명백한 데도 북한이 왜 그런 태도를 취하는지 어리둥절했다"라고도 했다.

비건 부장관은 "북한 정권에 대한 압박은 엄청난 데도 정권은 계속 자원을 군사적 역량에 투입하는 데 우선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에게 완전한 억지력 유지를 요구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렇게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는 외교의 문은 계속 열어둘 것"이며 "우리는 북·미 양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상당한 진전을 이룰 시간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믿는다"라고도 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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