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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이겨냅시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찾아야

김재동 천주교 부제

“팬데믹으로 모든 사회현상이 멈추면서 보이는 것이 있을 겁니다.”

은퇴한 김재동 내과전문의(천주교 부제·사진)에게도 코로나 팬데믹은 많은 교훈과 배움의 시간이라고 전한다. 또한 위로가 되는 것은 이 모든 게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는 “비즈니스도 멈추고, 외부 활동도 멈추고, 모든 삶의 일상사가 한 순간에 멈춰 버렸다”며 “그동안 먹고 살기 위해 앞만 보고 정신없이 달려온 삶이 갑자기 강제로 멈춰 버렸다. 이런 일은 누구나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친구들과의 만남은 물론이고 부모와 자식간에도 왕래가 끊겨 버렸다. 전화나 이메일로 겨우 소통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은퇴한 상황이라 함부로 집 밖에 돌아다닐수도 없으니, 집안에 갇혀사는 ‘방콕’신세가 될 수 밖에 별 도리가 없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의료 전문인인데 어려움이 없었겠다.



글쎄. 첫 1~2주간은 모처럼 집에서 쉬는 휴가의 기분으로 느긋하게 지낼 수 있었다. 허나 방콕상황이 한달이 되고 두세달이 넘자 점점 답답하고 무기력해지며 때론 울화통이 치민다. 골프나 피트니스도 갈 수 없으니 몸은 점점 무력해지고 방안에만 있으니 TV나 유튜브만 들여다 보며 무료함을 달랬다.

-깨달은 게 있나.

인간 삶을 되돌아보면 한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재앙이 닥칠 적마다 분명히 불행을 ‘축복’으로 이끌어내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대다수 사람이 재난에 휩쓸려 고통을 당할 때, 재앙에 숨겨진 ‘메시지’를 찾는 것은 중요한 지혜가 아닐까 싶다.

-후세들에 대한 메시지는.

실제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것은 절망하고 낙담하는 것이다. 우리가 잊어서는 안될 확실한 사실은 ‘선’자체인 하느님이 결코 아무 뜻없이 사랑하는 인간들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이기에 그렇다. 재앙도 잘만하면 축복으로 연결되는 하느님의 뜻이 함께 담겨 있을 것이다. 물론 ‘메시지’를 찾는 일은 우리들의 몫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메시지일까.

그동안 생활이 바빠 사랑하는 자녀들이 언제, 어떻게 사춘기를 겪고 있는지 무심했던 부모들의 눈 속으로 일단 삶이 멈춰 버리자 자녀들의 삶이 눈에 들어 보이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배우자와 가정의 소중함도 보이고 언제 겨울이 가고 봄이 왔는지 몰랐던 뒷뜰에 피어난 풀 한포기 꽃한송이가 이처럼 황홀한 생명이었던가 새삶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이웃도 이 어렴움에 잘 있는지 안부가 염려돼 살필 수도 있다.

-재앙이 가져다주는 축복이다.

알고보면 코로나 바이러스 재앙이 가져다 주는, 또 하나의 역설적인 ‘축복’ 아니겠는가. 이제는 어떤 스님이 말했던 ‘멈추면 보이는 것’들의 의미를 알 것같다. 그간 한글로 쓰여진 성서만 보다, 이번 기회에 영어로된 성서를 읽어 보기로 작정해보자. 그것 또한 기쁨이 가득차 온다.

-용기를 낼 수 있을 것같다.

모처럼의 ‘멈춤’속에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며, 언젠가는 주님 앞에 서게 될 ‘자신’을 살펴볼 기회를 갖는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인간들에게 거짓된 삶을 뉘우치고 하느님의 눈에 드는 ‘참된’ 삶을 소망하게 되는 축복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


장병희 기자 chang.byungh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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