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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훈련이 강군을 만든다

일전에 한국 육군 모 부대가 4.2인치 박격포의 실사격 훈련 중 오발한 고폭탄이 민가 인근에 낙하해, 사격훈련 기강이 흐트러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북한군의 최전방 감시초소(GP) 총격 당시 공이 파손으로 K-6기관총이 실전 불발된 데 대해 국민의 우려와 비판이 크다.

군사훈련은 체력과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군인이 받는 훈련이다. 얼마전 북이 우리 해·공군의 방어 훈련 보도에 강하게 반발하자 청와대가 군 지휘부를 불러 질책성 회의 후 훈련은 연기됐다. 주요 훈련이 줄줄이 폐지·중단·축소·연기되고 있는 가운데 3대 한·미 연합 훈련인 키리졸브 연습, 독수리 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이 없어졌다. 북이 가장 두려워했던 한·미 공군 훈련인 ‘맥스선더’도 중단됐고. 군 최대 규모인 대공 사격훈련과 육군 유일의 실사거리 포병 훈련도 사실상 폐쇄됐다. 서해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된 다연장로켓과 전차는 현지 사격 훈련을 한 번도 못했다. 그야말로 훈련마비 상태다.

요즘 들어선 한국이 대대급 훈련만 해도 북은 ‘남북 관계 끝장낸다’는 식으로 위협한다. 그런가 하면 한국군은 온갖 구실로 훈련을 흐지부지하려 한다. 군이 훈련을 안 하면 유사시 작전은 어떻게 할 것인가. 치열한 전투에서의 승리는 오직 훈련을 통해서만 쟁취할 수 있다는 게 진리다.

얼마 전 예정됐던 육·해·공 화력 훈련을 ‘날씨가 궂다’고 연기했는데 이를 ‘북한 눈치 보기’라고 비판한 언론에 대해 군은 ‘왜곡’이라며 화를 냈다. 현재 주적 없는 대한민국 국군은 안보 불감증이라도 걸린 듯, 아니면 안보 미로에서 헤매고 있는 것 같다.



최근 북한의 한 통신은 "인민군 포병의 화력타격 능력을 결정적으로 높이는 중대한 조치들도 취해졌다”고 전했다. 북한은 핵·미사일로 미국을 겨냥하는 한편 포병의 타격 능력을 높이는 중대조치를 통해 한국도 함께 조준했다. 중대조치가 강도 높은 저들만의 습관성 공갈협박일지라도 한국군이 대비해야 함은 물론이다.

장병들이 강한 훈련을 통해 단결하고 일사불란한 팀워크를 확인할 때 비로소 국민은 군을 신뢰한다. 최첨단 전력을 확보하고, 장비를 개선하고, 군인의 복지를 향상시켜주는 것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수많은 전쟁사를 통해 역사는 각종 첨단 장비가 정신력을 대체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스라엘의 경우 훈련의 강도와 실전 능력 배양이 한국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독일은 실제 싸우는 전투요원만 실병력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미국은 장병 체력 등위의 철저한 규격화로 기본적인 전투력에 집중하도록 제도화하고 있다.

군의 훈련은 전투를 목적으로 한다. 적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강한 군대는 완벽한 전투 준비 태세를 강조한다. 군 기강 해이는 강한 훈련을 통해서만 극복할 수 있다. 훈련을 통해 연단과 인내를 기르는 것은 조국을 지킨다는 각오와 긍지, 그리고 책임과 임무를 다하면서 생겨난다. 군대의 지나친 민주화와 섣부른 자유가 엄정한 군기를 무너뜨리고 사기를 땅에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 군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적과 군대의 본질은 적대적인 상황에서 최대의 전투력을 함양하는 것이다. 그게 바로 훈련이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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