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100m 밖 이동 금지, 외출 장려 영상 처벌 … 더 독해진 중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자 중동 국가들은 더욱 강도 높은 조치를 내놓고 있다. 이스라엘은 집 100m 밖에도 나가지 못하게 하는가 하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는 외출 장려 동영상을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사람을 ‘디지털 범죄자’로 체포했다. 경제난을 고려해 망설이던 이란 정부는 결국 ‘이동 금지령’이란 최후의 카드를 선택했다.

◇“집 100m 밖에도 나가지 마”, “택시 승객은 한 명만”
이스라엘 정부는 집 밖 100m 넘는 곳으로의 외출을 금지했다. 가벼운 산책도 집 근처를 벗어날 수 없게 된 것이다. 다만, 출퇴근, 식품이나 의약품 구입, 치료, 헌혈 등은 예외로 허용된다. 이 조치는 25일(현지시간)부터 일주일간 시행된다고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마트에서 식료품을 사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이스라엘은 앞서 지난 20일부터 일주일간 전 국민에게 이동 제한 조치를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질 않자 더욱 구체적이고, 강력한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26일 오전 기준 이스라엘의 확진자는 2369명이고, 사망자는 5명이다. 확진자가 중동 국가 가운데 이란 다음으로 많다. 매일 400명 정도씩 늘고 있다.

이번 추가 조치에 따라 택시 이용 시 몸이 불편해 보호자가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승객 한 명만 탈 수 있다. 또 모든 승객은 창문을 연 채 뒷좌석에 앉아야 한다. 식당에서 음식을 테이크아웃 하는 것도 금지했고, 대면 접촉을 피하기 위해 모든 배달 물품은 문밖에 놓아두도록 했다.

이같은 조치를 위반할 경우 벌금형이나 6개월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외출 장려 영상 인스타에 올린 여성 체포
25일 중동 매체 더내셔널 등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선 외출을 선동하는 영상을 찍어 SNS에 올린 한 여성이 체포됐다. 죄목은 정보 기술 범죄(Information Technology Crimes)이다. 이같은 행위를 일종의 ‘디지털 범죄’로 간주한 것이다. 두바이 정부 역시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국가적으로 외출 자제 운동을 벌이고 있다.




두바이의 한 폐쇄된 가게 앞을 마스크를 쓴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AFP=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여성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요즘 ‘집에 머물러라’, ‘밖에 나가지 말라’고 하던데 나처럼 나와서 달리기라도 하면 더 좋지 않겠느냐. 그런 지시는 무시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밖으로 나와 보라”고 말하는 동영상을 게시했다.

두바이 당국은 여성의 이런 행동이 국가적으로 벌이는 외출 자제 운동을 방해하는 범죄라고 판단했다. 이에 두바이 경찰은 이 여성의 신원을 추적해 체포한 후 검찰에 넘겼다.

두바이 경찰은 “인터넷을 통해 정부의 안전 조치에 불복종하라고 선동하는 범죄엔 20만∼100만 디르함(약 6600만∼3억3000만원)의 벌금과 징역형이 동시에 선고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란, 경제난에도 이동 제한령 선택
25일 이란 국영방송 프레스TV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도시 간 이동 제한 등과 같은 이동 금지령을 내렸다. 이란 정부는 그동안 신종 코로나 사태가 악화하는 상황에서도 경제난을 고려해 이동 금지령은 내리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사망자가 2077명, 확진자 2만7017명에 이르자 최후의 수단을 선택한 것이다.




이란의 방역 담당자들이 이란 테헤란 거리를 소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정부가 모든 도시 간 여행 금지령을 내렸다. 이 지침을 위반 한 사람은 법적 조치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공원과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를 폐쇄할 것이라고도 했다. 식료품점 등을 제외하고 모든 상점의 폐쇄 결정도 내릴 예정이다. 구체적인 시행안과 위반 시 법적 조치는 앞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역시 내각회의에서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적인 조치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람들은 이런 가혹한 결정이 자신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로하니 대통령은 테헤란에 봉쇄령이 내려진다는 소문을 일축하면서 “특정 지역 봉쇄나 이동금지 조치는 이란에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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