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여행’ 꿈꾸며 호화 크루즈 탔는데 내내 부부싸움?

여행의 기술-크루즈 즐기는 법



누구나 큰 배를 타고 바다를 떠다니는 크루즈 여행을 꿈꾼다.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은퇴자만 크루즈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건 아니다. 의외로 저렴하게 크루즈를 이용하는 방법이 많다. 사진은 알래스카 슈어드항에 정박한 대형 크루즈 선. [중앙포토]





크루즈를 ‘여행의 끝판왕’이라고 한다. 리조트 뺨치는 배를 타고 이 나라 저 나라 돌아다닐 수 있어서다. 크루즈만 타면 전 세계 음식을 취향대로 맛보고, 미술작품 감상 같은 취미생활도 누릴 수 있다. 크루즈 여행에는 ‘초호화’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지만,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 싸게 즐기는 요령도 많다.

우선 지역부터 고르자. 크루즈 여행의 꽃 지중해를 갈지, 폭염을 피해 북유럽이나 알래스카를 갈지, 싸고 편한 동남아를 갈지. 아니면 부산이나 인천에서 출발하는 한국 모항 크루즈를 탈지.
지역을 선택했으면 배를 고를 차례다. 7만t만 넘어도 63빌딩을 옆으로 누인 것보다 크다. 세계에서 제일 큰 크루즈라는 23만t급 로얄캐리비안 크루즈 심포니 호는 선실이 2759개고, 승객 6680명과 승무원 2200명이 탄다. 국내 최다 객실을 거느린 서울드래곤시티 호텔의 객실 수가 1700개다. 물론 크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6만~7만t급 럭셔리 크루즈도 많다.



웬만한 리조트보다 큰 크루즈에는 별의 별 시설이 다 있다. 수영장은 기본, 아이스링크·공연장뿐 아니라 암벽등반장, 실내 서핑장을 갖춘 크루즈도 있다. 사진은 15만t급 선박인 로얄캐리비안 크루즈 리버티호. [사진 로얄캐리비안 크루즈]





선박 못지않게 선실도 중요하다. 창문 없는 내측 선실(인사이드 캐빈)이 가장 싸다. 다음으로 작은 창이 있는 ‘오션 뷰’ 선실, 창밖 테라스로 나갈 수 있는 ‘발코니’ 선실, 조금 더 널찍한 ‘스위트’ 선실이 있다. 등급에 따라 요금이 올라간다.
내측 선실은 솔직히 답답하다. 잠자는 시간만 빼고 선실에 머무르지 말라고 권유하는 사람도 있다. 이를테면 『크루즈여행 길라잡이』(김종생 지음, 나눔사)는 내측 선실을 고른 부부가 배에 탄 뒤 발코니 객실을 보고 일정 내내 싸운 일화를 소개하며 “50만~100만원 더 내더라도 발코니 선실을 예약하라”고 제안한다.



크루즈를 예약할 때 객실 선택을 신중히 해야 한다. 내측 선실은 저렴하지만 창문이 없어 갑갑하다. [중앙포토]








크루즈 여행의 로망 중 하나가 발코니에 앉아 망망대해를 바라보는 거다. 조금 비싸도 발코니 객실을 권하는 이유다. [사진 롯데관광]





크루즈 예약 방법은 다양하다. 항공권이나 호텔처럼 인터넷으로 예약할 수 있다. 일찍 예약하고 싼 항공권을 구하면 비용이 확 낮아진다. 11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출발하는 7일짜리 MSC크루즈의 오션 뷰 선실이 8월 14일 현재 인터넷 여행사 익스피디아에서 618달러(약 73만원)이다. 똑같은 크루즈 상품을 국내 여행사가 왕복 항공권, 로마 호텔 1박과 관광 일정을 더해 386만원에 팔고 있다.
개별 예약이 여행사 패키지상품보다 싼 건 사실이다. 대신 성가시다. 비행기 시간과 배 시간이 맞지 않으면 숙소를 알아봐야 하고, 항구까지 교통편도 직접 해결해야 한다. 여행 경험이 많지 않거나 영어가 자신 없다면 패키지상품이 여러모로 편하다. 롯데관광·하나투어·한진관광 같은 여행사가 크루즈 상품을 많이 판다. 롯데관광은 대형 크루즈를 통째로 빌려 ‘전세선’을 운영하기도 한다. 인천이나 부산에서 출발하니 아무래도 편하다.



2018년 부산항에 들어온 크루즈 선박의 모습. 3만t급 아마데아호 뒤에 14만t급 마제스틱 프린세스호가 보인다. [중앙포토]





크루즈 선실 요금에는 식사가 포함돼 있다. 7만t급 이상 선박에는 식당만 10개가 넘는다. 일부 고급 식당은 추가 비용을 받는다. 음료는 공짜지만, 주류는 돈을 내야 한다. 식당에서는 드레스 코드를 지켜야 한다. 캐주얼, 스마트 캐주얼, 정장으로 나뉜다.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는 고급 레스토랑에 들어갈 수 없다. 한복을 챙겨가는 한국인도 있다. 외국인 승객이 너도나도 함께 기념사진을 찍자고 한단다.
아침마다 객실로 선상신문이 배달된다. 이 신문에 당일 진행되는 모든 프로그램이 나와 있다. 공연 관람, 운동 강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요즘에는 한국 여행사가 가수·의사·교수 등 유명 인사가 동행하는 기획 상품을 내놓기도 한다.



크루즈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가 기항지 관광이다. 그림 같은 마을을 볼 수 있는 지중해가 기항지 관광으로 인기다. [사진 픽사베이]





‘기항지 관광’은 크루즈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크루즈 회사에서 직접 준비한 프로그램이 있지만, 기항지에 따라 자유 여행을 해도 된다. 로얄캐리비안크루즈 윤소영 이사는 “유명 기항지에 내리면 현지 여행사와 가이드가 진을 치고 손님을 맞는다”며 “태국 푸껫의 경우 크루즈가 빠똥비치에 정박하기 때문에 관광을 하지 않고 해수욕을 즐겨도 된다”고 설명했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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