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이어 대학도…‘친일 작곡가’ 교가 교체 움직임

김동진 작곡, 광주 서영대·호남대
“반일 고조…시에서도 교체 요청”

반일 감정이 고조되면서 초·중·고교에 이어 대학에서도 친일 작곡가가 만든 교가를 교체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광주광역시에 있는 서영대는 13일 “대학 내부에서 논의를 통해 친일 작곡가가 만든 교가를 변경키로 한 가운데 같은 교가를 쓰고 있는 법인 내 유치원과 중학교·고등학교 등도 함께 교체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영대 교가는 친일 인명사전에 등재된 작곡가 김동진(1913~2009)이 작곡했다. 이 대학 교가는 서강중·서강고 등이 함께 사용하고 있다.

호남대도 김동진이 작곡한 교가 교체를 검토 중이다. 친일인명사전에 따르면 김동진은 만주작곡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일제가 세운 만주국과 침략 전쟁인 태평양전쟁을 미화하는 데 앞장섰다. 일본어 교성곡(交聲曲) ‘조국 찬가’ 1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 대학 측은 “반일 감정이 날로 고조되는 가운데 광주시에서도 교가 교체를 요청하고 있어 교가 변경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광주시는 지난달 24일 친일 작곡가의 교가를 사용하는 대학에 ‘교가를 교체하는 등 친일잔재가 청산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기 바란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광주시는 광주교육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광주 친일잔재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전수조사 결과 광주 지역 일부 중·고교, 대학교 교가를 현제명·김동진·김성태·이흥렬 등 친일 작곡가가 작곡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시는 친일 작곡가의 교가를 사용하는 14개 중·고교의 교가 교체를 광주시교육청에 요청한 상태다. 초·중·고 교가는 교육청 권한으로 교체가 가능하며, 대학교는 대학 스스로 교가 교체 여부를 결정한다.

친일 작곡가가 만든 교가를 둘러싼 문제는 올해 초부터 불거졌다. 당시 서영대와 호남대는 친일작곡가 교가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교가 교체 여부를 고민해왔다. 서영대, 호남대가 친일 작곡가 교가 교체를 마무리 짓기까지는 동문회 등 외부 구성원과 합의를 거쳐야 한다.

일각에선 이들 친일 작곡가가 당시 국내 1~2위 작곡가로 추앙받던 사람들이라는 점 등에서 교가 변경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영대 관계자는 “친일 교가 교체는 법인 소속 중·고교까지 동문의 합의가 필요해 최종 의사결정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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