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아싸’ 논란…버스사태 때도 이해찬·김현미만 보였다

추경 등 정책 당·청 입김에 밀려
전문가 “부총리, 예스맨 되면 곤란”
기재부 “묵묵한 스타일” 패싱 부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아싸’(아웃사이더의 준말) 논란에 휩싸였다. 홍 부총리가 청와대와 여당의 목소리에 덮여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소외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홍 부총리는 최근 파업을 코앞에 뒀던 버스 노조와 회동을 통해 중재에 나섰고, 정부의 뜻을 모은 지원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버스 요금 인상과 세금 투입이라는 비난 속에서도 해결의 실타래가 풀린 것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참석한 당정 긴급 회동에서다.

기획재정부 차관과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버스 총파업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한참 전에 예고된 사태였는데,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재부가 잘 보이지 않았다”며 “과거와 달리 정책의 주도권이 여당과 정치인 출신 실세 장관 등으로 넘어간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외풍(外風)에 흔들리는 모습도 자주 연출했다. 현재 국회에서 발목이 잡혀 있는 추가경정예산안이 대표적이다. 지난 3월 “추가경정예산 편성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했지만 문 대통령의 “미세 먼지 추경 검토” 지시가 떨어지자 추경 편성에 들어갔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증권거래세 인하 문제에도 정치권 요구에 입장을 바꿨다. 여기에 홍 부총리가 혁신성장을 위해 적극 육성하겠다고 밝힌 ‘4대 플랫폼 사업’(수소경제·빅데이터·인공지능·5G 이동통신)은 청와대의 ‘3대 중점 육성 산업’(시스템 반도체·바이오헬스·미래 자동차)에 묻히는 분위기다.

이처럼 청와대·여권에서 결정하면 이를 뒤처리하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경제 사령탑으로서의 리더십 실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최근 커지고 있다.

그러나 기재부는 이런 일각의 지적이 과장됐다는 입장이다. 당·정·청 회의 등을 통해 기재부의 입장을 충분히 제시하고 있으며, 산업현장을 찾아 애로사항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재부 핵심 관계자는 “정책의 무게추를 경제활력과 혁신성장 쪽으로 옮긴 것은 분명한 성과”라며 “홍 부총리가 자신의 업적을 내세우기보다는 묵묵히 자기 일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보니 성과가 제대로 부각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이헌재 전 부총리와 같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요구하기에는 시대와 경제적 여건이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따지고 보면 이런 ‘아싸’ 논란의 책임이 홍 부총리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현 정부에서는 청와대와 여당에서 정책 결정을 틀어쥐려는 성향이 강하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관료가 말을 덜 듣는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한 달 없는 사이 자기들(국토부 공무원)끼리 이상한 짓을 많이 해…”라고 말한 것은 편향된 관점을 보여준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김동연 전 부총리는 청와대 참모진과의 갈등이 심했지만 할 말은 하는 스타일이었다”며 “반대로 홍 부총리는 ‘불협화음’은 없지만, ‘예스맨’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무리한 정책이나 잘못된 판단에는 쓴소리를 해주는 것이 경제 부총리의 역할”이라고 조언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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