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재정 확장 신중해야…저성장은 생산성 둔화 탓”

구조적 요인 땐 부양 효과 없어
2020년대 연평균 1%대 성장 예상

한국이 지금과 같은 생산성 둔화 추세를 개선하지 않으면 2020년대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1%대에 그칠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경고가 나왔다. 규제 개혁 등으로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2%대를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재정지출 확대로는 성장률 하락의 구조적 요인을 해결할 수 없으며, 되레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6일 발표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성장률 둔화와 장기전망’에서 “한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후 2012년부터 경제성장률이 큰 폭으로 둔화했다”며 “이는 단기적인 침체가 아니라 생산성 둔화에 따른 추세적 하락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과 2011년에 각각 6.5%와 3.7%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2012년 이후로는 연평균 3%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KDI는 경제성장률 하락의 원인으로 생산성 증가세 둔화를 꼽았다. 총요소생산성의 성장기여도는 2000년대 1.6%포인트에서 2010년대(2011~2018년) 0.7%포인트로 하락했고, 물적 자본의 성장기여도도 1.9%포인트에서 1.4%포인트로 줄었다. 총요소생산성은 기술·제도·자원배분 등 생산에 영향이 미치는 요소를 모은 것으로, 경제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그러면서 2020∼2029년 총요소생산성 성장기여도가 0.7%포인트에 머문다고 가정했을 때 이 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7%로 추산했다. 앞으로 총요소생산성 성장기여도가 감소할 여지가 있지만, KDI는 현 수준이라도 유지할 경우를 가정해 이 추산치를 내놓았다.

다만, 혁신 등을 통해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1.2%로 올라가면 취업자 1인당 부가가치 증가율은 2%대 초반까지 상승하면서 연평균 경제 성장률은 2.4% 수준까지 상승한다. 권규호 KDI 경제전략연구부 연구위원은 “우리 경제는 여전히 법제, 재산권 보호, 금융·노동·기업활동 규제 등 제도적인 요인 개선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이룰 여지가 많다”고 밝혔다.

KDI는 또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정책은 신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 성장률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적절한 처방이 아니라는 것이다. 권규호 연구위원은 “경제성장률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순환적 요인과 구조적 요인을 혼동할 경우 상당한 비용을 지불할 위험이 있다”며 “순환적인 요인이라면 적극적인 재정에 대한 인센티브가 크겠지만, 구조적이라면 확장 재정정책을 반복 시행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재정에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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