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 독립기념일 불꽃놀이, 트럼프 선거유세장 되나

링컨 메모리얼 앞 연설 위해 불꽃놀이 장소 옮겨
‘군사퍼레이드 무산’ 후 초대형 대중연설 기회 노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7월4일 워싱턴D.C. 독립기념일 불꽃놀이 장소를 옮기고 행사 성격을 대폭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올해 행사를 ‘미국을 향한 경례’라고 명명했으며 최대 인파가 몰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기존 불꽃놀이 장소는 워싱턴 마뉴먼트 근처로, 내셔널 몰에 운집한 수십만명의 인파가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곳이었으나, 올해는 이곳에서 1마일 정도 떨어진 웨스트 포토맥 공원으로 옮겨지게 된다. 이로 인해 불꽃놀이를 감상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도 내셔널 몰 서쪽으로 바짝 옮겨지게 되기 때문에 큰 혼선이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

행사를 주최하는 연방내무부 국립공원관리국(NPS)도 불꽃놀이 식전행사로 펼쳐지는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 야외 연주회 등의 장소를 아직 정하지 못하고 허둥거리고 있다. 트럼프가 직접 나서서 트위터로 불꽃놀이 장소를 옮긴다고 밝힌 배경은 매우 복잡하다.

트럼프는 올해 독립기념일 행사에는 반드시 자신을 주인공으로 만들고 싶어했다는 후문이다. 아직 ‘미국을 향한 경례’가 어떤 성격의 행사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링컨 기념관 앞에서 수십만명 군중을 모아서 대규모 연설을 한다는 계획이 유일하게 수립돼 있다.

트럼프는 2017년 프랑스의 승전기념일 군사퍼레이드를 구경하고 온 후 워싱턴D.C.에서 대형 군사 열병식을 추진하라고 명령했으나, 국방부와 연방의회가 예산을 이유로, 워싱턴D.C. 시정부가 교통통제의 어려움을 이유로 적극 반대하자 뜻을 이루지 못했다.

트럼프는 원래 군사 퍼레이드 이후 군대를 모아놓고 일장연설을 통해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였으나 실패로 돌아가자 대규모 야외 군중집회 연설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열병식은 하지 않더라도 대중연설은 포기하기 어려웠다. 대규모 연설 장소로 링컨 기념관 계단만한 장소가 없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가 수십만명 시위대 앞에서 역사적인 연설을 한 곳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독립기념일을 택한다면 제발로 찾아온 수십만명의 관중을 상대로 연설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트럼프는 자신의 연설을 더 돋보이게 하려고 불꽃놀이 배경을 웨스트 포토맥 공원으로 더 물러나게 만들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야만 링컨 기념관 앞에 관중을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3개월 전 취임한 데이빗 베른하르드트 연방내무부 장관은 “이번 이벤트는 나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혀, 트럼프의 특별한 주문을 받았음을 시사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이번 이벤트를 위해 오벌 오피스 집무실에서 주기적으로 보고를 받을 만큼 큰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베른 하르드트 장관은 “트럼프는 이번 행사에 매우 흥분돼 있고, 우리는 매우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나 또한 이 일이 매우 의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혀,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연방하원 내무 및 환경 소위원회 소속인 베티 맥콜럼 의원(민주,미네소타)은 “전통적으로 미국을 단결시키는 중요 이벤트 중 하나인 독립기념일 행사를 트럼프가 자신의 당파적 이익을 위해 희생시키며 분파적인 행사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독립기념일 행사는 미국의 모든 국민을 위한 행사인데, 이를 자신만의 독점적인 행사로 만드려는 노림수”라고 비판했다.

김옥채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이 글을 공유하려면 링크를 복사하여 붙여넣으세요.
복사를 누르시면 자동 복사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