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놓고 "우릴 안 좋아하는 나라”→“훌륭한 파트너”…트럼프 관심은 온통 재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면담한 뒤 "한국은 훌륭한 파트너"라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로 초대하는 파격 환대를 했다. 오벌오피스는 역대 미국 대통령이 주요 사안을 결정해온 미국의 심장부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벌오피스 중에서도 소파와 같은 일반적 환담 장소가 아닌 상징적인 ‘결단의 책상(Resolute Desk)’에 앉아 신 회장과 면담하는 방식을 택했다. 신 회장을 그만큼 환대한다는 증거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1월 취임한 뒤 백악관에서 한국 대기업 총수를 면담한 것은 처음이다. 신 회장은 최근 미국 루이지애나에 롯데케미칼 에틸렌 생산 공장 투자를 결정했다. 총 사업비는 31억 달러(약 3조6700억원)에 달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18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있다. 사진은 19일 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담당국장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됐다. [사진 댄 스캐비노 국장 트위터]





이 ‘결단의 책상’은 지난 1월 북ㆍ미 실무협상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북한 대표단이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했던 곳이기도 하다. 당시 북한 대표단을 이끈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마주 보는 의자에 앉았다. 이번에도 신 회장 역시 비슷한 구도로 트럼프 대통령을 마주 보며 앉았다. 신 회장 곁엔 조윤제 주미대사와 롯데 관계자, 미국 측에선 매슈 포틴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함께 자리했다. 한 전직 외교관은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겐 북ㆍ미 회담과 대미 투자에 대한 관심이 비슷한 정도라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신 회장에게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환대 수준이 높았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지난 1월 김영철 부위원장 일행을 면담하는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서실장인 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담당국장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 그러나 신 회장과 면담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본인의 트위터에 올렸다.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신 회장과의 면담에 무게를 더 뒀다는 의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글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면담 사진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은 신 회장과 만났다는 트윗을 올리며 ”롯데 신 회장을 백악관에서 맞이하게 돼 매우 기쁘다. 그들은 루이지애나에 31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한국 기업으로부터의 최대 규모의 대미 투자이며, 미국 국민을 위한 일자리 수천개가 만들어졌다”며 “한국 같은 훌륭한 파트너들은 미국 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번 롯데그룹의 투자는 역대 최대 규모의 대미 투자는 아니다. 국내 단일 기업의 대미 투자 규모로는 역대 2번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8일엔 한국을 염두에 두고 “엄청나게 부자지만 우리를 좋아하지 않는 나라”라고 깎아내렸다. 플로리다 패너마시티 비치 유세장에서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름은 직접 거론하지 않겠지만, 우리가 어떤 나라의 매우 위험한 영토를 방어하는 데 50억 달러를 쓴다”며 “우리를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는 나라에 45억 달러나 손해를 보고 있다. 이걸 믿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랬던 트럼프 대통령이 약 닷새 뒤인 13일엔 신 회장을 백악관으로 불러 한국을 “훌륭한 파트너”라고 추켜세웠다.

이를 두고 미국 사정에 정통한 한 외교소식통은 익명을 전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현재 관심사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재선”이라며 “사업가 출신으로서 재선의 주요 축으로 경제 성과를 꼽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미ㆍ중 무역협상도 재선을 위한 주요 발판이다. 그런 그에게 이번 롯데의 대미 투자는 굉장한 의미를 지녔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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