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신부'…요즘 한인 교회들이 붐빈다

요즘 교회에는 결혼식을 치르는 한인들이 많다. 본격적인 웨딩 시즌을 맞아 각 교회마다 결혼식 장소 예약은 꽉 찬 상태다. (사진은특정기사와 관련 없음)

교회마다 결혼식 예약 꽉 차
최소 6개월 전 예약 서둘러야

한인 사회는 개신교 인구 많아
결혼식 장소로 교회 인기 높아

장소 대관료 저렴하고 시설 좋아
예식장 없어 교회가 장소 대체


미주 한인들의 주요 결혼식 장소 중 하나가 '교회'다. 예식장 문화가 뿌리내린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결혼식을 열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다. 한인 사회는 교회와 상당히 밀접하다. 한인 주요 거주 지역에는 반드시 교회가 함께 세워졌고 한인들의 개신교인 비율은 타민족에 비해 높다. 교회가 단순히 종교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넘어 한인들의 생활권에 자연스레 자리를 잡은 이유다. 이 때문에 한인들의 '결혼식'은 주로 교회에서 열린다. 5월은 결혼이 붐을 이루는 시기다. 이 때문에 요즘 한인 교회들은 덩달아 분주해지고 있다.

결혼이 붐을 이루는 봄시즌에 교회를 결혼식 장소로 선택하는 건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매년 3~5월 사이 한인 교회의 결혼식 예약은 대부분 꽉 차있다.

본지가 나성영락교회, 은혜한인교회, 동양선교교회 등 LA인근 주요 한인교회들의 주말(5~6월) 대관 상황을 알아본 결과, 이미 결혼식 스케줄 등으로 인해 예약은 불가능했다.

교계 관계자들은 "특히 결혼 성수기인 봄 시즌에 예배당을 대관하려면 적어도 6개월 전에는 예약 신청을 끝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장소가 넓고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대형 교회일수록 인기가 높아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교회가 결혼식 인기 장소로 꼽히는 원인 중 하나는 일단 한국과 달리 미주 지역에는 전문적인 예식장 문화가 거의 없다.

물론 골프장 클럽 하우스, 호텔 등에서도 결혼식이 열리지만 대부분 한인교회나 미국교회를 빌려 결혼한다.

이는 미주 한인 사회의 토양 자체가 기독교와 밀접하기 때문이다.

퓨리서치선터에 따르면 미주 한인 10명 중 6명(61%)은 개신교인이다. 이는 퓨리서치센터가 같은 기간 조사한 한국내 개신교 신자 비율(18%)과 비교하면 무려 3배 이상 높다.

그만큼 한인들의 생활권 안에는 늘 교회가 존재했다. 이민 생활의 전반을 교회와 함께 하다 보니 결혼 역시 교회에서 치르는 경우가 많다

1년전 한인교회에서 결혼한 이성미(31·풀러턴)씨는 "유명한 교회들은 한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하객들이 결혼식 장소를 찾아오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며 "게다가 어렸을 때부터 부모를 따라 다니던 교회이기 때문에 익숙하고 요즘 교회들은 시설이 잘 돼있어서 결혼식을 치르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교회에서 결혼식을 할 경우 대관 비용 등은 타장소에 비해 저렴하다.

대개 한인교회의 예배당 임대 비용은 1000달러 내외다. 나성영락교회의 경우 결혼식장으로 쓰이는 본당과 피로연을 열 수 있는 친교실까지 합치면 700달러 수준이다. 동양선교교회는 시설별로 500~700달러 정도다. 남가주사랑의교회의 경우 1800명까지 수용 가능한 본당의 사용료는 800달러다. 드림교회의 경우 교인에 한해 기본적인 운영에 들어가는 실비 정도만 받고 있다.

특히 한인교회들은 교인들의 편의와 양질의 예배 진행을 위해 최신식 시설과 음향 장비 등을 구비했기 때문에 오히려 타장소에 비하면 결혼식을 치르기에 최적화 돼있다.

이 때문에 교회들은 웨딩 코디네이터 및 결혼식 관련 매뉴얼까지 두고 있다. 심지어 결혼시즌이다 보니 각 교회에서는 봄 시즌이 되면 결혼예비학교 등 예비 신랑, 신부들에게 각종 프로그램 및 세미나를 여는 곳도 많다.

진성미(29·부에나파크)씨는 "호텔이나 골프장 등은 기본적으로 대관 비용이 비싼데다 결혼식장을 꾸밀 때 여러가지 조건과 제약이 많기 때문에 불편한 게 많다"며 "하지만 한인교회는 결혼식이 워낙 많이 열리다 보니 자체적으로 웨딩 코디네이터를 둔 곳도 많고 신랑과 신부가 보기 쉽게 결혼식 관련 매뉴얼이 정리돼 있어 도움을 받는 게 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회에서의 결혼식은 나름 제약도 있다. 한인 교회들은 대부분 결혼식에 대한 내부 규정을 두고 있는데 우선적으로 출석 교인이 예약의 우선권을 갖게 된다. 신랑과 신부가 둘다 비교인 또는 외부인이라면 장소를 대여해주지 않는 교회도 있다. 이는 비교인들이 교회에 대해 아쉬움을 갖는 부분이기도 하다.

비교인 김영훈(58)씨는 "얼마 전 자녀 결혼식 장소 대관을 알아보다가 한인교회에 문의를 했더니 '출석 교인만 대관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며 "교회가 지역사회와 교류하길 원한다고 하면서 정작 주민들에게 장소를 오픈하지 못하는 건 아쉽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A교회의 한 행정 간사는 "기본적으로 주말에도 교회 행사가 많은데 그런 상황에서 시간을 쪼개 대관을 해줘야 한다면 아무래도 출석 교인에게 먼저 혜택을 주고자 하는 차원"이라며 "게다가 최소한의 대관 규정을 정해두지 않으면 행여 이단 단체나, 동성결혼 요구가 들어와도 거절할 명분이 없게 된다"고 말했다.

심지어 주례에 대한 부분도 규정이 까다롭다. 해당 교회와 무관한 주례 또는 목회자를 선정하는 건 쉽지가 않다. 만약 교회와 무관한 주례자를 선정하려면 해당 교회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

LA지역 한 교회 목사는 "사실 예배당 장소를 결혼식 장소로 대관해주는 것은 '돈'이 목적이 아니라 지역사회 봉사 차원에서 빌려주고자 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교회에서 결혼식이 열리는데 타종교 성직자가 주례를 서는 것도 이상하고 기본적인 시설 사용료를 받는 것에 대해 '교회가 돈을 벌려고 한다'는 눈총도 있어 사실 교회도 난처한 경우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한국의 경우 분당우리교회, 할렐루야교회 등 한국의 일부 대형교회들은 워낙 결혼식이 많은 관계로 결혼 시즌에는 제비뽑기까지 한다. 추첨으로 날짜를 정하거나 대기 순번을 받게 되면 적어도 6개월 이상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사회부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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