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사람들] 이민 31년 차 최성숙씨

“낙천적이고 가식 없는 삶, 목표”

“약사 출신 막내 오빠가 먼저 미국에 와 가족초청을 했지요.” 최성숙(사진•78)씨는 1988년 7월 15일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서울 대한 어머니회 소속으로 경주용 사이클을 타고 전국을 돌고 달리기, 수영, 고전 무용 등 다양한 취미를 즐기던 시절, 미 대사관으로부터 인터뷰 통지를 받았다. 약 한 달 후 어리둥절한 기분으로 시카고 땅을 밟았다.

이민 생활이란 게 부부가 함께 일하는 것이 상례인 것을 알고는 당시 로렌스 길 ‘코레스’란 여성의류 제품 생산 공장에 미싱공으로 취직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열심히 일했다.

점차 시카고 한인 단체에도 참여, 봉사활동도 활발하게 했다. 덕분에 한인회, 문화회관 등에서 사회봉사상과 감사패 등을 받았다.

경주용 사이클을 타고 다운타운, 총영사관을 거쳐 문화회관까지 돌아오는 80마일 대장정 이벤트에도 참여했다. 5Km, 10Km는 물론 시카고 마라톤도 3번 완주했다. 2003년 제12회 미주체전이 열린 텍사스주 달라스에서는 마라톤 연령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상을 받는 것은 부질없는 것이죠. 마음의 안정을 찾아 관용과 인정 있는 포용력 그리고 낙천적인 마음으로 가식 없는 삶을 사는 게 목표입니다”고 말했다. 특히 돌아가신 친정어머니는 그에게 “믿을 수 있는 진실된 남편은 하늘과 같이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고 들려주었다.

그는 매년 봄이 되면 뒷뜰 텃밭에 고추, 마늘, 파, 부추, 상추, 열무, 토마토, 오이 등 온갖 채소를 심는다. 가을이 돼 수확할 때면 자연의 모든 것이 신비롭게 느껴진다고.

그는 텃밭을 가꾸면서 지난 날을 되돌아 보곤 한다. “가까운 주위 분들이 세상을 떠나시고, 양로원에 가시는 분들도 보게 됩니다. 100세 시대가 다가오면서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일반적으로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추하지 않게 늙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다지곤 합니다.” 뒷뜰로 향하는 그의 발걸음이 시카고의 봄처럼 가볍다.

James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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