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로 무장한 버추얼 유튜버, 인간 유튜버의 새 경쟁자로 뜬다

5G가 바꾸는 세상②



구독자 250만명을 보유한 일본버추얼(virtualㆍ가상)유튜버 키즈나 아이다. 버추얼유튜버는 컴퓨터그래픽 혹은 실시간 동작 감지 센서를 활용해 사람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3D 캐릭터다. [유튜브 캡처]





“요즘 댓글로 저에게 결혼해달라고 하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AI도 사랑이 하고 싶어요.”


갈색 머리 위에 분홍 리본을 단 소녀가 세라복을 입고 일본어로 유튜브 방송을 진행한다. 구독자 250만 명을 보유한 이 소녀는 실제 사람이 아니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버추얼(virtual·가상) 유튜버 '키즈나 아이'다.

새롭게 등장한 경쟁자 ‘버추얼 유튜버’
5G 상용화로 버추얼 유튜버의 성장이 기대되면서 이제 유튜버들이 가상의 인물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버추얼 유튜버는 컴퓨터그래픽 혹은 실시간 동작 감지 센서를 활용해 사람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3D 캐릭터다.

일본에서는 이미 버추얼 유튜버 5800여명이 활동 중이다. 게임회사 스마일게이트가 작년 7월 ‘세아’라는 캐릭터를 선보이며 국내에서도 첫 버추얼 유튜버가 탄생했다. 현재 구독자는 5만6000여 명이다.

유튜버 300여 명이 소속돼 있는 샌드박스네트워크도 지난달 ‘버츄얼 몬스터’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버츄얼 몬스터’의 제작을 담당하는 위지윅 스튜디오 배완 PD는 “5G의 특징인 저지연성으로 영상의 인터랙션 부분이 원활해 지면서 다양한 시점에서 시청자들이 몰입해서 볼 수 있는 콘텐트가 나올 것”이라며 “현재 가만히 서서 자기 이야기를 하는 버추얼 유튜버 대신 드라마처럼 내러티브 있는 영상을 실시간으로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기업 미래엔도 만화 ‘살아남기’의 캐릭터 지오와피피를 지난달 버추얼 유튜버로 만들었다. 미래엔 영상제작 관계자는 “4G 환경에서는 기본 영상을 Full-HD 해상도로 보게 되면 데이터 속도가 영상을 따라가지 못해 깨지거나 버퍼링이 걸린다”며 “5G 도입으로 이런 문제가 해결되며 가상과 현실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VR·AR로 기존과 차원이 다른 모바일 경험
5G가 상용화되면 버추얼 유튜버와 함께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VR과 AR이다. VR·AR 등 대용량 데이터 기반의 콘텐트를 끊김없이 즐길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5G의 초고속 저지연성으로 생생한 웹툰을 VR로 즐길 수 있게 된다.서울 서초구 LG 유플러스 팝업스토어 '일상로 5G'의 가상현실(VR) 웹툰존. [뉴스1]






VR·AR이 발전하며 새로운 형식의 콘텐트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 미디어 엑셀러레이터 메디아티 대표는 “5G의 특성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것은 AR게임이다. 올해 해리포터가 AR게임으로 출시되는데 이런 킬러콘텐트의 도입으로 새로운 붐이 일 것”이라며 “AR을 활용한 구글 길 찾기 등 기존에 없던 확장된 경험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게임회사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VR·AR 기술이 발전하면 홀로그램을 활용한 캐릭터 콘서트 등 많은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버추얼 유튜버로 활동하는 ‘세아’라는 캐릭터의 오프라인 팬 미팅 등도 기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에 확산됐던 VR 카페도 5G 도입으로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기존 VR기기는 유선으로 연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5G로 무선으로도 고화질 영상을 구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홍대 인근에 있는 VR스퀘어 관계자는 “하드웨어가 간편해지고 인터넷 배틀·온라인게임까지 가능해지면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5G 관련 새 게임 개발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VR·버추얼유튜버 등장에 ’가상범죄‘ 우려도
새로운 기술로 다양한 콘텐트에 대한 전망이 밝아지는 한편 성인 콘텐트 유통 등에 대한 우려도 함께 대두하고 있다.

한국가상증강현실산업협회 김기윤 박사는 “항상 새로운 미디어가 처음 들어오면 가장 먼저 유입되는 게 사실 성인 콘텐트다”며 “3D가 처음 나왔을 때도 아바타라는 영화를 통해 대중적으로 퍼졌지만 이후 치고 들어온 것은 사실 성인물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 VR게임 등에는 여고생의 방을 엿보는 식의 성상품화 된 콘텐트가 많다. 이러한 VR영상은 유튜브를 통해 유통되기도 한다. VR·AR 콘텐트는 실제감과 몰임감이 극대화되는 특징이 있다. [유튜브 캡처]






VR 게임 등 콘텐트는 게임 영상으로 분류돼 게임물관리등급위원회에서 관리한다. 김 박사는 “게임물관리등급 위원회에서 VR 게임 영상을 기존에 있는 등급 분류 기준에 맞추고 있다”며 "하지만 실재감과 몰입감이 극대화된다는 콘텐트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 고려한다면 연령등급을 기존 2D 콘텐트와 다른 기준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 VR 게임 등에는 여고생의 방을 엿보는 식의 성 상품화된 콘텐트가 많지만 이를 규제하는 법은 없다. 정완 경희대 로스쿨 교수(사이버범죄연구회장)는 “윤리적인 차원에서는 규제하는 게 맞지만 음란물이 최종적으로 소비자가 이용하는 건 어느 법도 범죄로 규정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정 교수는 “하지만 이를 유통하는 것에 대해서는 명백한 사이버음란물죄가 성립되며 아동 포르노 같은 경우는 갖고 있는 것만으로 형사처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콘텐트들이 유튜브 등을 통해 유통돼 청소년들에게도 노출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심의국 이승만 청소년보호팀 팀장은 “정보통신망법에 위반해 음란정보라고 하면 접속 차단을 하고 유해한 정보라고 판단하면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정할 수 있다”며 “일반 2D·3D 화면보다 몰입도가 높다고 더 불법적이거나 더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판단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박해리·이병준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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