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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에어] '버닝썬' 사태로 불타는 연예계

한국의 '버닝썬'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모양새다. 소위 '잘 나가는' 서울 강남 클럽의 폭행 사건이 가수 승리의 성접대, 약물 강간, 불법 동영상 촬영, 공권력과의 유착 의혹까지 몰고 왔다.

여기에 가수 겸 방송인인 정준영이 승리와의 단톡방에 성관계 불법 촬영 동영상을 올린 것까지 폭로되면서 문제의 단체 카톡방에 있던 연예인들까지 줄줄이 소환되고 있다. 공개된 단톡방 대화 내용은 믿기 힘든 수준이다. 여성을 성 상품으로 취급하며 성 폭행을 마치 자랑인 냥 늘어놓고 관련 영상까지 올려 공유해 피해 여성들에게 수치심이라는 족쇄를 채웠다. 이들은 자신들이 한 짓이 범죄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대화 중 '강간했네', '살인만 안 했지 구속될 일 많다'는 등의 대화가 아무렇지도 않게 오갔다. 정준영은 부적절한 장소에서 성관계를 한 자신을 '쓰레기'라고 칭하며 히히덕 거렸다. 자칭 쓰레기인 그에게 죄에 대한 두려움은 있었을까? 3년 전에도 여자친구 불법촬영 사건으로 논란을 빚었던 정준영에게 공권력은 그저 만만한 내 편이었다.

당시 해당 사건은 무혐의 처리됐고 불법 촬영의 핵심 증거물인 휴대전화는 수사에서 아예 제외됐다. 무혐의 처리 후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기자들을 불러 모아 고개를 숙였던 정준영은 오래 지나지 않아 카톡방에 "내가 그분하고 이렇게 해서 (사건을) 무마했어" "경찰이 생일 축하한다고 전화왔어" 등의 문자를 써대며 자랑을 했다.

승리는 어떤가. 본인 소유의 클럽 VIP들에게 A는 애교가 많다, B는 술자리에서 기분을 잘 맞춘다 등의 친절한 설명까지 하며 포주 노릇을 했다. 소매업으로 신고해 문을 연 업소에서는 버젓이 술을 팔며 불법 영업을 하면서 주변 인물들에게 '단속이 뜨면 돈 좀 찔러 주자'고 말했다. 이들은 굳이 명함을 들고다니지 않아도 대접받는 연예인이라는 이점을 악용하며 만만한 세상을 살아온 거다.



CNN과 BBC 등 외신들도 이번 사태에 주목했다. 기사에는 'K팝 섹스 스캔들'이라는 제목이 달렸다. CNN은 이번 추문은 K 문화에서 보았던 어떤 스캔들보다 충격적이라고 실었다. 한 여성 인권 운동가는 "이 사건은 남성 K팝 스타도 예외없이 여성을 착취하는 한국 현실의 일부를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반짝하고 끝날 줄 알았던 K팝 인기는 상상 이상이다. 콘서트에서 좋은 자리를 얻기 위해 야외 노숙까지 감수하는 팬들의 열정은 과장이 아니다.

취재 현장에서 만난 K팝 팬들에게 왜 좋은지를 물으면 예외없이 듣게 되는 답이 있다. K팝 스타들의 순수하고 반듯한 모습이 좋다는 거다. 정돈된 칼 군무, 깔끔한 의상, 하나같이 인형같이 멋있고 예쁜 모습은 다른 팝스타들과는 비교 불가라는 것이다. 한국언론들은 이번 사태가 마치 고구마 줄기 같다고 표현하고 있다. 일명 '버닝썬 게이트'와 관련해 문제가 줄줄이 엮여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승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진실을 얘기해도 아무도 믿지 않는 상황"이라며 "수사기관조차 카카오톡 내용이 다 사실이고, 증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외 원정 도박과 성매매 알선은 없었다"며 숱한 의혹에 선을 그었다.

미국 카지노에서 2억원을 땄다는 내용의 카카오톡도 모두 허풍이라니 아직도 그에게 세상은 만만한가 보다. 무섭도록 용감한 이들에게 만만한 세상을 선사한 건 누굴까? 일거수 일투족을 관리했을 소속사가 과감한 일탈을 눈치채지 못했을까? 추악한 고구마 줄기가 잘나가는 연예인 몇 명의 일탈로 뚝 잘리지 않길 바란다.


부소현 JTBC LA특파원·부장 bue.sohyu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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