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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투자·지원없이 '최고'는 없다

2018년 동계 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 철인 신의현 선수가 2018~19 세계 장애인 월드컵 노르딕스키에서 또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 쾌거 뒤에는 중요한 요인이 있었다. 평창올림픽 후 패럴림픽 선수단 단장(배동현 중소기업사장)이 인기없는 장애인 올림픽 뿐만 아니라, 세계 장애인 월드컵에도 부단히 지원한 것이 그것이다. 배 단장은 신의현 선수가 오로지 운동에만 집중하도록 안정된 직장을 마련해 주고 동시에 운동할 수 있는 환경 여건을 해결해 주었다. 무슨 대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신의현 선수의 운동 목표을 위해서 결과가 나올 때까지 물심양면으로 헌신한 것이다.

2018년도 평창올림픽 스켈레톤의 금메달리스트 윤성빈 선수를 기억할 것이다. 윤 선수와 코치들은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후원사 조인식에서 윤형빈 선수의 목표는 금메달인데 연습을 하지 못해 목표가 물거품으로 될 지경에 놓였다고 코치진이 언급했기 때문이다. 평창 올림픽 후 경기장을 더 이상 운영할 수 없어 폐기처분되었거나 그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윤 선수는 국내에서는 더 이상 연습을 할 수 없고 외국으로 나가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되었다. 후원사로서도 남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이 두 상황을 두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은 왜 일까? 신의현 선수의 경우는 전형적인 선진국형 의식과 제도로 볼 수 있지만 윤성빈 선수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 이는 연구나 모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한국이 노벨상을 받지 못한 이유도 이런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20대 후반부터 30대 중반까지 오로지 연구에 집중할 수 있어야 그 결과로 30~40년 후에 빛을 발하는 것이 노벨상이기 때문이다.



빠른 결과를 요구하면 할수록 가식적인 결과만 나온다. 이는 당장 모양새는 좋을지 몰라도 오래가지 못한다. 꾸준히 일평생 한 우물만 판 과학자가 언젠가는 보상을 받는 경우가 많다. 노벨상이 아니더라도 그 분야의 최고상을 받을 수도 있다. 한국도 이제는 속전속결, 근시안적 결과 중심주의 사고방식을 탈피할 필요가 있다. 과학 연구분야, 특히 기초 과학분야는 최소 10년 이상의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다. 기초과학이 토대를 이루지 않으면 응용분야는 사상누각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웃 일본은 어떤 분야에든 장인(匠人)이 존재한다. 국가는 그 장인의 생활터전은 물론, 그의 작품과 연구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본인은 최선을 다해 주어진 일에 매진한다.

그렇게 수십 년을 한 분야에 몰두하니 최고가 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느 쪽이 좋고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단지 연구분야도 운동처럼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서 꾸준히 노력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는 사회 분위기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27대 0. 이것은 정치적으로 수여하는 평화상을 제외한 일본과 대한민국의 노벨상 수상자 수이다. 연말만 되면 노벨상 운운하는 그런 행태보다는 한 명이라도 대한민국을 이끌 과학 인재를 찾아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세계적인 운동 선수에게도 시설과 장비 지원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현재의 터전을 비옥하게 가꿀 때 미래의 인재가 잉태되는 법이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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