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연수는 방학 때만 가능?…알쏭달쏭 지침에 현장 혼란 커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에 근무지외 연수 명시
수업 지장 없는 범위에서 외부 연수 가능
이를 두고 ‘휴업일 vs 방과후’ 해석 제각각
교육부의 업무처리요령에 대한 의견도 분분

대부분 초중고가 방학에 들어간 가운데 교사들의 근무지외 연수에 대한 혼란이 크다. 지난해 5월 서울 서초구 서울시교육청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18학년도 고등학교 1,2학년 지도교사 대상 진학지도 설명회에 참가한 교사들의 모습. [뉴스1]
서울 구로구 A고교의 B교장은 지난해 10월 학교에 ‘근무지외 연수’를 신청하고 집안의 제사에 참석했다. 앞서 2017년 12월 건강검진 결과를 확인할 때도 학교에는 연수 핑계를 댔다. 근무지외 연수는 교사들이 수업이 없는 방학을 이용해 지난 학기를 점검하고 새 학기를 준비하라고 마련된 것인데, 이를 학기 중에 개인적인 용도로 악용한 것이다. B교장은 지난해 10월에 이뤄진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복무관리규정 위반으로 적발됐고, 경징계 처분을 받았다.

B교장처럼 근무지외 연수를 악용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자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일선 학교에 ‘교직원 복무관리를 철저하게 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연수기관 및 근무장소 외에서의 연수)는 교원이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학교를 벗어나서 연수를 받는 게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는 방학이나 재량휴업일 등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는 날을 의미한다. 근무지외 연수 자체가 교사들이 방학을 이용해 교과 지도와 교재연구 등 다음 학기를 준비할 수 있도록 마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 대한 해석이 제각각이라 현장의 혼란이 크다. 서울의 한 일반고 교장은 “학기 중에도 시험이나 소풍처럼 수업이 일찍 끝나는 날에는 교사들이 근무지외 연수를 신청하는 게 가능하다”고 했지만, 또 다른 교장은 “근무지외 연수는 방학이나 재량 휴업일처럼 아예 수업이 없는 날에만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교육단체에서는 학기 중 근무지외 연수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김민석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교권상담국장은 “수업이 끝난 방과 후 시간을 활용하면 학기 중에도 학교가 아닌 장소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교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연수는 교원의 법적 권리이자 의무고, 이는 교원이 체험하는 모든 것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근무지외 연수를 방학 등으로 한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반면 이점희 서울시교육청일반직공무원노동조합(서일노) 위원장은 “학기 중에 근무지외 연수가 가능하다는 얘기는 처음 들었다. 지금도 교사들이 방학 때 근무지외 연수를 핑계로 가족여행을 떠나는 등 문제가 많은데, 이를 학기 중으로 확대하면 조기 퇴근 등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방학 중 이뤄지는 근무지외 연수만으로도 교육계의 의견대립이 첨예하다. 대부분 교원은 방학 기간에 근무지 외 연수를 이유로 학교에 출근하지 않는데 이를 두고 행정직원과 교사 간의 찬반이 엇갈린다. “교사들이 방학 때 월급을 받으면서 쉬는 건 특혜”라는 주장과 “학기 중 밀린 업무를 하고 연수 등에 참여하기 때문에 유급휴가는 정당한 권리”라는 의견이 맞서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기 중 근무지외 연수까지 허용하게 되면 갈등은 더욱 깊어질 가능성이 높다.
교육부 전경 [뉴시스]
학기 중 근무지외 연수는 가능할까, 불가능할까. 논란의 중심에 교육부(당시 교육과학기술부)가 2012년 8월에 마련한 ‘근무지외 연수의 업무처리요령’이 있다. ‘근무지외 연수가 방학이나 재량휴업일 등 수업이 이뤄지지 않을 때만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다. 근무지외 연수가 학기 중 조기 퇴근, 단축 근무 등 본래 취지와 어긋난 방향으로 운용하는 문제가 발생해 업무처리요령을 마련했다는 설명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김민석 국장은 “교육부에 문의한 결과 이 문서는 회의자료일 뿐이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폐기됐다고 들었다.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이를 잘못 인용해 교육감 지침으로 시행하고 있는데, 이 역시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교육부에서는 공식적으로 휴업일에만 근무지외 연수를 받을 수 있다고 못 박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강정자 교육부 교원정책과장은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에 따른 근무지외 연수는 ‘휴업일’에 실시하는 게 원칙이다”며 “업무처리요령은 2012년 마련 후 현재까지 적용 중이고, 이를 폐기하거나 교육부 방침을 바꾼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교사들은 수업이 없거나 일찍 끝나도 근무지외 연수를 받을 수 없고, 개인 사정은 조퇴나 연가를 써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해 10월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에 배포한 교원연수 관련 공문에도 포함됐다. ‘근무지외 연수가 방학이나 재량 휴업일에만 운영될 수 있게 해 달라’는 내용이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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