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양승태 피의자신문 11시간 만에 종료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기 전 입장을 밝힌 뒤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이 11일 검찰 출석 11시간을 넘겨 조사를 마쳤다. 전직 대법원장이 피의자로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조서 열람을 마치고 자정 이전에 귀가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오후 8시 40분에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를 종료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진행된 조사는 11시간 10분가량 진행됐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 개입 및 법관 인사 불이익 등 각종 사법농단 의혹의 최고 책임자로서 개입 및 지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날 조사는 사법농단 의혹 중 가장 핵심으로 꼽히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관련 혐의부터 시작됐다. 오후 4시께부터는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불리는 판사 부당사찰과 인사 불이익 관련 혐의에 관해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강제징용 소송에 개입하고 사법행정에 반대하는 판사들을 사찰하고 인사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 등과 관련해 구체적인 보고를 받고 직접 지시를 내렸는지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재판개입 등에 관해 혐의를 전면 부인하거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법원행정처에서 실무를 맡았던 판사들이 한 일을 자세히 알지 못한다는 취지다. 이는 검찰 출석 전 자신의 ‘친정’인 대법원 정문 앞에서 밝혔던 발언에서부터 이미 예고됐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재판에 부당하게 간섭한 바 없고 (인사) 불이익을 준 적 없다”는 지난해 6월 '놀이터 기자회견' 당시 입장에 관해 “변함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심야조사를 가급적 지양한다는 방침에 따라 조서 열람 시간까지 고려해 신문을 비교적 이른 시간에 끝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조서가 제대로 작성됐는지 검토한 뒤 귀가하게 된다. 이르면 이번 주말 다시 검찰에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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