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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로그인] 종이신문 독자와 온라인 독자

종이 신문을 싹 없애고 온라인으로만 뉴스를 내보내면 어떻게 될까? 무슨 일이 벌어질까?

사실 이건 좀 오래 묵은 의문이다. 종이신문의 사양화 우려가 본격 불거지던 십수년 전부터 미디어사는 물론 독자들도 심심찮게 주고받아온 궁금증이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여전히 정답을 찾아 안개 속을 더듬는 곤혹스러운 질문이다. 책 없는 세상이 올까? 아무래도 올 것 같은데 진짜 오는 건 안될 성싶은 복잡한 심정과 비슷하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향해 체념 반 다짐 반으로 숨 토하듯 뱉어내는 자문이기도 하다.

그렇다. 글은 죽지 않지만 종이책은 사라지고 뉴스는 죽지 않지만 종이신문은 사라질 그 날이 천둥처럼 다가오고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 혁신과 온라인 유료화를 가장 빠르게 선도하는 뉴욕타임스의 최고 경영자가 '10년 후 미국에서는 종이신문을 아예 볼 수 없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새 신문이 트럭째 실려가 곧장 계란판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뉴스도 들린다.

그러니, 그렇게 미래가 암울하니 종이신문을 없애고 온라인 뉴스만 내보내면 어떨까?



최근 한 미디어 연구소가 이 질문에 대한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30년간 종이 신문을 발행하다가 2016년부터 온라인 뉴스만 제공하는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의 사례를 분석한 것이다. 특히 미디어 기업으로서의 손익 변화 보다는 독자에 대한 뉴스 미디어의 영향력을 들여다봤다.

지면 발행을 중단하고 온라인 뉴스만 발행한 이후, 인디펜던트의 전체 독자 수는 큰 변화가 없었다. 인디펜던트 온라인의 월 사용자 5천8백만에 비해 종이신문 구독자는 4만으로 온라인 사용자의 0.07 %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종이신문 중단으로 4만의 구독자가 빠졌지만 디지털 독자가 그만큼 늘어나기도 했다.

주목할 것은, 독자들이 인디펜던트의 뉴스 콘텐트를 소비하는 데 들이는 시간의 변화다. 신문 구독자 절반이 매일 신문을 읽는데 평균 30-50분씩을 소비한 데 반해 온라인 사용자는 인디펜던트 뉴스 열독에 한달 평균 6분을 소비할 뿐이었다. 특히 인디펜던트 뉴스를 소비하는 전체 시간 중 81%가 겨우 4만의 종이신문 구독자들에 의해 채워졌다는 결과가 놀랍다. 하나의 미디어가 생산하는 뉴스를 독자들이 얼마만큼의 시간을 들여 소비하느냐는 미디어의 영향력에 중요한 잣대기 때문이다. 온라인에는 거의 무한에 가까운 뉴스 경쟁자들이 사용자의 부지런한 클릭을 이끌고 기다리며 제한된 시간을 나눠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디어는 뉴스 영향력을 확산하고 유지하기 위해 종이 신문을 계속 발행해야 할까?

이 연구 결과가 주는 진짜 의미는 사실 종이냐 모니터냐의 선택이 아니다. 종이신문 독자들이 '기꺼이' 구독료를 지불하고 매일 시간을 들여 정독해왔던 이유를 명확히 깨닫고 붙잡아야 한다는 그것이다. 두말할 것 없이 '좋은 콘텐트' 다.


최주미 디지털부 부장 choi.joom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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