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 치료 열쇠 개구리 연구로 찾아냈다...세계 최초 ITGBL1 유전자 기능 규명


“관절염은 뼈와 뼈 사이에 있는 물렁뼈, 즉 연골이 손상되면서 생긴다. 연골은 한 번 손상되면 재생이 매우 어려운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유전자를 개구리 연구를 통해 발견했다. '인테그린 베타 라이크원(ITGBL1)'이라는 유전자를 조절하면 퇴행성 관절염, 나아가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까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공동연구진이 아프리카 발톱개구리 연구를 통해, 관절염 세포치료제에 쓰일 수 있는 인테그린 베타 라이크 원(ITGBL1) 유전자의 기능을 세계최초로 규명했다. 사진은 2008년 10월 서울대공원에서 진행된 세계 개구리 비교체험행사에서 촬영된 아프리카발톱개구리(Xenopus). [사진 중앙포토]

국내 연구진이 관절염 치료에 응용될 수 있는 유전자를 개구리 연구를 통해 찾아냈다. 박태주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공학부 교수와 양시영 아주대 의대 교수 공동연구진은 11일 '아프리카발톱개구리(Xenopus)' 연구를 통해 연골 손상을 억제할 수 있는 '인테그린 베타 라이크 원(ITGBL1)' 유전자의 기능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ITGBL1 조절은 퇴행성관절염(DA)과 류머티스 관절염(RA)에 모두 적용 가능한 치료책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연구 결과는 10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게재됐다.

연골조직 형성 돕는 '인테그린'…. 시간지나면 오히려 방해돼 억제해야


연구진이 세계최초로 그 기능을 발견한 '인테그린 베타 라이크 원(ITGBL1)'은 연골 염증을 가속화하는 인테그린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중앙포토]

연구진은 먼저 연골 형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부터 찾았다. 실험동물로는 발생학에서 100년 이상 사용돼 온 아프리카발톱개구리를 사용했다. 체외수정을 하는 데다 알이 투명하고 커서 수정란의 각 부분이 신체의 어느 부분으로 분화하는지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었다.

연구진이 6년간 개구리를 연구한 결과, 초기 연골조직이 형성될 수 있도록 돕는 '인테그린(Integrin)' 단백질이 조직이 완성된 후에는 오히려 연골 형성에 방해가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를 진행한 박태주 교수는 “인테그린 신호는 연골 상태에 따라 다르게 조절되는데,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퇴행성 관절염이 발생하면 인테그린이 염증반응을 증폭시켜 관절연골을 오히려 상하게 한다”며 “인테그린 신호를 억제하는 것이 관절염 치료의 관건”이라고 밝혔다.


인테그린 억제하는 유전자 ITGBL1 기능...세계최초 규명


관절염은 뼈와 뼈 사이의 '연골'이 손상돼 발생한다. 개구리 연구를 통해 초기 줄기세포에서 연골조직이 형성되는 단계에서는 인테그린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연골 완성 후에는 오히려 조직을 손상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ITGBL1 유전자를 많이 발현시키면 인테그린 신호가 억제돼 올챙이 얼굴뼈가 커지고 관절 연골도 재생되는 것을 관찰했다. [자료제공=UNIST]

연구진은 인테그린 신호를 억제하는 유전자가 ITGBL1이라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실제로 개구리의 초기 얼굴 뼈 형성을 관찰한 결과, 얼굴 연골이 완성돼 갈 무렵에는 인테그린 신호를 억제하는 ITGBL1이 많이 발현돼 인테그린이 줄어든다는 것을 알아냈다.

박 교수는 “양시영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인테그린 활성이 관절염 악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냈다”며 “관절염이 유발된 상황에서는 연골조직을 분해하는 MMP 효소가 분비되고, 분해된 연골 조각이 다시 연골을 손상하는 악순환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1TGBL1 단백질이 분비되면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으며, 나아가 연골 재생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내년 신약 개발 위한 벤처회사 설립된다...치료제 '투트랙 개발'


연구진은 실험에 발생학 관련 연구에 100년 이상 사용돼온 아프리카발톱개구리를 이용했다. 실험을 위해 UNIST에 개구리 실험실을 설치했으며, 지난 2016년 4만 여개 아프리카발톱개구리의 유전자 정보를 확보한 UNIST 권태준 교수의 도움을 얻었다. 사진은 연구를 진행한 박태주 교수(앞줄 오른쪽)ㆍ권태준 교수(앞줄 왼쪽) 연구진. [사진 UNIST]

연구진은 이번 성과를 토대로 두 가지 형태의 관절염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첫 번째는 ITGBL1을 많이 만들 수 있는 '연골세포'를 관절염 부위에 직접 주입하는 방식이다. 현재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로 쓰이는 '인보사 케이'는 항염증 작용을 하는 TGF-β1을 관절염 부위에 주사하는데, 이 물질을 ITGBL1으로 대체하는 방법이 검토될 수 있다.

또 신약 개발을 위한 벤처 회사도 내년 초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 박 교수는 “초기 투자를 제의한 기술지주회사와 투자 및 창업 시기를 조율 중이다”며 “그러나 적어도 3~4년 동안의 동물실험이 진행되고, 이후 4~5년간의 임상 연구가 진행돼야 비로소 치료제 개발이 완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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