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으로 들어가 야생을 즐긴다

자이언 캐년(Zion Canyon) <하>
아름다운 비경을 찾아서

왕복 1마일 코스의 '캐년 오버룩 트레일'. 트레일의 끝에 캐년을 시원하게 내려다 볼 수 있는 뷰 포인트.

동굴같은 지형을 형성하고 있는 서브웨이. [엘사 장 제공]

지난봄 다녀 온 그랜드 캐년과 굳이 비교해 보자면 개인적으로는 자이언 캐년이 더 좋았다. 그랜드 캐년에 비해 자연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는 느낌 때문이다. 그랜드 캐년의 경우 숲 밖에서 주변을 돌며 슬쩍 들여다 보고 온 느낌이라면 자이언 캐년은 숲 속에 들어가 나무와 풀, 동물들과 함께 즐기다 온 느낌이다.

게다가 자이언 캐년 입구에 조성된 마을은 깨끗하면서도 고급스럽게 잘 꾸며져 있어 좋은 휴양지에 온 듯 힐링과 휴식을 선사한다.

이번 주에는 자이언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구석구석을 소개한다.

와일드 라이프

물방울이 계속 떨어지는 위핑락.

가로세로 줄무늬가 새겨져 있는 체커보드 메사.
공원 입구에 있는 데저트 펄인의 전경.
'서브웨이'와 '에인절스 랜딩'은 내로우보다는 코스도 어렵고 가기도 어려운 곳이다. 물론 어려운 만큼 좀 더 한적하게 야생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우선 서브웨이는 미국에서도 손꼽힐 만큼 아름다운 비경을 품고 있다. 그 이름처럼 지하동굴 같은 지형이 형성되어 있는데 평소 접하던 자연과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만큼 귀한 장소다. 때문에 국립공원국 역시 그 아름다움 보존하기 위해 하루 입장객 수를 제한하고 있다. 다시 말해 내로우처럼 그냥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공원국은 3개월 전부터 신청을 받고 추첨을 통해 입장객을 선정한다.(추첨 신청비는 5달러)

추첨에 떨어졌다고 아예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 기회가 있다. 막판에 예약을 취소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비지터 센터에 있는 와일드니스 데스크에 가서 가능한 자리가 있는지 확인하면 된다)

에인절스 랜딩은 '천사가 내려앉은 곳'이라는 이름처럼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왕복 5마일로 4시간 정도가 소요되는데 그리 긴 하이킹 코스는 아니지만 다녀온 이들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그늘이 없어서다. 공원국 역시 여름시즌 베스트 산행 시간으로 이른 오전(6시~8시)이나 늦은 오후(5~8시)에 하이킹할 것을 권하고 있다.

야생을 더 즐기고 싶다면 내로우를 관통하는 하이킹 코스가 제격이다. 하지만 이 곳 역시 '와일드니스(wildness)' 퍼밋을 받아야 입장이 가능하다. 하루 40개의 퍼밋만을 발행한다. 캠프사이트도 12개 뿐이 되지 않아 예약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위핑락

'위핑락(Weeping Rock)'은 좀 색다른 풍경을 선물하는 곳이다. 비가 잦아들 때 한옥의 처마 끝에 물방울이 떨어지는 풍경 같다고나 할까. 절벽으로 방울방울 물방울이 쉬지 않고 떨어지는데 누가 지었는지 이름(우는 바위)은 제대로 지은 듯하다.

위핑락은 정류장에서 내려서 살짝 경사진 예쁜 오솔길을 따라 0.25마일을 올라가면 된다. 왕복 0.5마일로 30분 정도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

매우 짧은 코스지만 힘든 하이킹 후 보다는 전에 가볼 것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는 내로우를 다녀 온 후여서 그 길마저 힘겹게 느껴졌다. 또 지쳐서인지 그 풍광을 제대로 즐기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공원국에서 추천하는 베스트 타임 역시 이른 아침인 만큼 일찌감치 위핑락을 들렸다가 다른 목적지를 가는 것이 어떨까 싶다.

카멜터널

자이언 국립공원의 남쪽 입구에서 차를 타고 5마일 정도 올라가면 자이언캐년을 가로지르는 '카멜 터널(Carmel Tunnel)'이 나온다. 1930년에 완공된 이 터널은 1.1마일 길이로 지반이 약한데다 자연의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폭발물을 사용하지 않고 인력으로만 뚫었다고 한다.

터널 안에는 채광을 위해 창문을 뚫어 놨는데 사람들은 이를 '천사의 창문'이라고 부른다. 터널 안에는 인공 라이트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 이 창이 없다면 1.1마일의 터널은 빛 한점 들어오지 않는 암흑이다.(터널은 일방통행으로 운영하고 있어 한쪽 차가 다 빠져나가면 다른 쪽에서 진입할 수 있는 방식으로 터널을 통과할 수 있다)

터널에서 6마일을 더 올라가면 가로세로 줄이 깊게 파인 '체커보드 메사'가 나오는데 특이하긴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는 그리 깊은 인상을 주지는 못했다.

캐년 오버룩 트레일

터널을 지나면 바로 '캐년 오버룩 트레일'을 만날 수 있다. 왕복 1마일 정도의 짧은 트레일 코스다. 짧지만 자이언 캐년이 가진 다양한 뷰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어서 추천한다. 트레일의 끝에는 캐년을 시원하게 내려다 볼 수 있는 뷰를 가지고 있고 운이 좋으면 산양과 다람쥐 등 야생동물들도 멀지 않은 곳에서 볼 수 있다.

사실 코스는 짧지만 완전히 쉬운 코스는 아니다. 그늘이 많지 않은 데다, 특이한 지형들이 간혹 있어서다.(트레일 바로 앞에 주차장이 있지만 몇대 댈 수 없다. 조금더 차를 몰고 올라가면 길가에 주차할 수 있는 공간들이 있다)

이외에도 가볍게 하이킹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1.2마일의 '에메랄드 풀스(Emerald Pools)' 트레일이 있다. 이 트레일은 셔틀 버스를 타고 '자이언 랏지' 정류장에 내려서 들어가면 된다.

자이언캐년 마을

자이언 캐년 입구에 조성된 마을은 다른 곳 보다 좀 더 깔금하면서도 고습스러운 느낌을 준다. 데저트 펄 인(Desert Pearl Inn)에 숙소를 잡았는데 꽤 만족도가 높았다. 큰 수영장과 자쿠지가 구비되어 있고 뒤쪽으로는 개울이 흐르는데 낮에는 개울에서 튜빙을 즐기는 아이들도 꽤 많다. 개스렌지는 없지만 개수대와 전자렌지, 식기도구들을 갖추고 있어 햇반과 반찬들을 가져가면 매끼 외식을 하지 않아도 된다. 멀지 않은 곳에 마켓이 있어서 다양한 식재료도 구입할 수도 있다.

국립공원 정보

자이언 캐년은 일교차가 심하다. 화씨 30도까지 차이가 나기도 한다. 날이 더워도 가을 옷 정도는 챙겨가야 한다.

7월~9월까지는 홍수가 발생할 수도 있어 일부 트레일이 폐쇄될 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가기 전에 웹사이트에 체크해보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일주일간 이용할 수 있는 입장권은 차량 한대당 30달러이며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할 경우 20달러다.

자이언 캐년 정보와 퍼밋,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문자 센터는 국립공원 입구(남쪽)에 들어가자 마자 오른편에 자리하고 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주 7일 운영한다.

셔틀버스는 3월 10일부터 11월말까지 무료로 운행된다. 비지터 센터에서 오전 7시부터 시작되면 마지막 센터를 떠나는 버스는 오후 6시다.

국립공원 밖에는 숙박시설이 많지만 공원 내에는 캠핑을 제외한 숙박시설은 자이언 랏지 하나다. 날짜와 요일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하루 200~300달러 사이다.

사회부 오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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