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도요타와 법정투쟁 한인 패소

장열 기자의 법정 스트레이트

픽업트럭 굴러 신체 일부 마비
"제어장치 의무 장착 안한 탓"

배심원단 "사고 가능성 비춰
옵션 설치한 결정이 합리적"


한인과 도요타사의 법정 공방이 무려 7년여 만에 끝났다.

최근 가주대법원(담당판사 레온드라 크루거)은 도요타북미주법인과 한인 운전자간의 벌어진 자동차 제품에 대한 법적 책임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자동차 업체측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2011년 7월 한인 윌리엄 김씨는 LA수피리어코트에 도요타사를 대상으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이유는 "도요타사가 픽업 트럭에 '차량 안정성 제어장치(VSC)'를 의무적으로 장착했다면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사고는 지난 2010년 4월20일 발생했다. 이날 오후 6시쯤 김씨는 자신의 도요타 픽업 트럭(모델명 2005년형 툰드라)을 타고 엔젤레스포리스트하이웨이 북쪽 방면으로 달리고 있었다.

소장에 따르면 김씨는 내리막길을 가던 중 마주오던 차량이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오자 이를 피하기 위해 오른쪽으로 운전대를 틀었다. 당시 도로면은 비가 내려 매우 미끄러운 상태였다. 김씨는 차량을 피한 뒤 다시 운전대를 도로 방향인 왼쪽으로 틀었으나 차량이 중심을 잃고 미끄러지면서 갓길의 제방을 들이받았다. 차량은 언덕 밑으로 굴렀고 김씨는 목과 척추 등에 심각한 부상을 입어 일부 신체 부분이 마비되는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김씨는 소장에서 "만약 픽업 트럭에 VSC 장치가 장착돼 있었다면 차량은 안전하게 제어될 수 있었고 그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VSC 장치를 의무 장착이 아닌 옵션 사항으로 결정한 것은 도요타사의 실수이며 이번 사고는 제조사의 설계상 결함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요타사의 VSC 시스템은 차량의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해 엔진 동력을 감소시키는 기술이다. 즉, 차량이 코너링하는 도중 앞뒤 바퀴가 미끄러져 발생하는 정지 마찰력 손실을 제어하도록 도와주는 장치다.

법정 공방은 무려 7년여 동안 LA수피리어코트와 항소법원을 거쳐 가주대법원으로까지 이어졌다. 양측은 이번 소송에서 목격자를 비롯한 차량 엔지니어, 사고 분석가, 컴퓨터 엔지니어, 차량 생산 담당 매니저, 토목 기사 등 이번 사건을 각자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분석한 증인들을 모두 내세웠다.

이번 소송의 판단 기준은 '위험-편익 분석(risk-benefit analysis)'이었다. 쉽게 말해 잠재된 위험과 그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과 행동을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지진을 예로 들면 지진 발생 가능성을 10%라고 할 때 이사를 가기보다는 식수나 비상식량을 준비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지출이다.

김씨의 경우에서는 사고 발생 가능성을 감안할 때 VSC를 의무 장착하는 것과 옵션으로 설치하는 것중 어느쪽이 더 합리적인지가 소송의 쟁점이됐다.

도요타사는 핵심 증거로 타사의 경쟁 차종들도 차량 제어 장치는 옵션 사항이라는 점과 이는 업계의 보편적인 관행이라는 증거를 앞세웠다.

배심원단은 사고 발생 가능성에 견주어 VSC를 의무 장착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봤다. 설사 VSC를 의무 장착했다해도 당시 사고를 완전히 막을 수 있는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결론냈다. 또 옵션 여부와 설계 과정은 모두 연방차량안전기준에 따른 결정이라는 점도 배심원들의 판단에 작용했다.

사회부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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