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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칼럼]독도와 ‘일의대수’

이기준/논설주간

“백성의 어버이로 일의대수(一衣帶水)같은 것 때문에 어찌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원치 못하겠는가.”

‘일의대수’란 ‘옷의 띠 같은 물’이라는 뜻이다. 고대 중국 수나라 문제(文帝) 즉 양견이 진나라 공격을 위해 양쯔강(揚子江)을 두고 한 말이다.
양견은 즉위하면서부터 천하통일의 흑심을 품고 있었다. 진나라가 혼란스러워지자 그 백성을 구한다는 핑계로 곧 침략했다. 그 사이에 가로 놓인 양쯔강 쯤이야 ‘옷의 띠 같은 물’로 전혀 문제도 되지 않게 봤던 것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고 난 후인 지난 4월21일 한일 정상회담이 열렸다. 이 회담에서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가 이 대통령에게 “한일 관계는 ‘일의대수’와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당시 우리 언론들이 ‘한일관계는 그만큼 밀접하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야 말로 예우를 갖춘 찬사로 받아들인 것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던가. 후쿠다 정권이 다시금 들고 나온 독도 영유권 주장은 ‘일의대수’에 대한 본심을 엄청 오해한 셈이 됐다. 뒤통수를 치는 정도가 아니다. ‘구밀복검(口蜜腹劍)’ 그 자체다. ‘입에는 꿀을 바르고 있지만 뱃속에는 칼을 품고 있다’는 뜻이다. 그 무서운 음모에 소름이 끼칠 정도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지난 1905년부터다. 이후 무려 20여 차례, 잊을만 하면 어김없이 들고 나오고 있다. 마치 리마인드 시키려는 짓 같아도 보인다. 최근의 그들 행태는 더욱 노골적으로 앞으로는 더욱 심해질 것이 분명하다.

일본인의 성향을 이야기할 때 흔히 ‘혼네(本音)’와 ‘다테마에(立前)’로 표현해온 것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 속된 말로 ‘닭발’을 감춰두고 늘 ‘오리 발’을 내보이는 것이 그들의 본심이다. ‘일의대수’ 라는 오리 발에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라는 닭발을 미쳐 보지 못한 실수가 다시 반복되고 있다.

중국 런민(人民)대 마팅 교수는 “일본은 ‘일의대수’면서도 ‘만수천산(萬水千山)’만큼 먼 국가”라고 한 바 있다. ‘일본의 감춰진 얼굴’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본인이 중국에서 감추고 있는 ‘혼네’를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시카고 우리 동포사회가 한인회를 중심으로 일본의 독도 흉계에 대해 범 동포적 공동대응을 벌인다는 소식이다. 서명운동과 피켓 시위부터 홍보를 위한 기금 조성 운동이다. 또 주ㆍ연방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서한 발송 등 여러 가지다. 참으로 바람직한 움직임이 아닐 수 없다. 조국 정부의 힘이 모자라는 곳에서는 민간 운동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북미 동아시아도서관 협의회(CEAL) 한국자료 분과위원회(CKM) 김하나 회장 같은 분이 좋은 예다. 미 의회 도서관이 ‘독도(Tok Island)’를 ‘리앙쿠르 암(Liancourt Rocks)’으로 변경하려던 계획을 연기시켰기 때문이다. 정말로 큰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자칫했으면 우리의 독도가 ‘일본해 섬들’로 귀속될 뻔 하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아직 할 일이 있다. 미 국무부와 중앙정보국(CIA) 홈 페이지에는 독도가 ‘리앙쿠르 암’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누리꾼들의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영문판에도 독도가 리앙쿠르 암으로 표기돼 있다. 이같은 용어를 바로잡는 데도 우리 동포들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일본과 우리 조국 사이를 가로지르고 있는 현해탄은 양쯔강 정도가 넘볼 수 있는 하해(河海)가 아니다. 그러나 일본인들의 눈에는 ‘일의대수’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기회만 오면 언제든 침략할 수 있다는 수나라 양제의 흑심을 감추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미 일본의 누리꾼들은 힘으로 독도를 정복해버리자고 선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우리 조국이 혼란스러운 때라 분노감은 더하다. 우리 해외 동포들이 적극적으로 조국에 힘을 보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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