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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LA 최고 공연장의 한국 노래

주말에는 LA에는 잘 나오지 않는 편이다. 매일 5번 프리웨이 트래픽을 뚫고 오가는 출퇴근길을 주말까지 계속한다는 것이 달갑지만은 않아서다. 하지만 그 주만은 얘기가 달랐다. 토요일에 일요일까지 LA를 찾았다. 꼭 보고 싶은 공연이 있어서다.

#.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듣는 한계령

토요일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소프라노 신영옥 초청 광복 73주년 기념 음악회가 월트디즈니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이날 신영옥은 드보르작 루살카의 '달에게 바치는 노래', '넬라 판타지아', 레온카발로의 '마티나타' 그리고 하덕규 작곡의 '한계령'을 불러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특히 월트디즈니 콘서트홀에서 듣는 한계령은 특별하게 다가왔고 그 어떤 아리아보다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2003년 오픈한 디즈니 콘서트홀은 명실상부 LA클래식 공연장을 대표하는 곳이다. 건축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스테인리스 스틸로 장미꽃 피는 모습을 형상화해 설계했다. 내부 역시 완변한 음향효과를 낼 수 있도록 디자인돼 음악인이라면 누구나 공연해 보고 싶은 곳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LA필과 매스터코럴의 주 공연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스테이플스에서 듣는 K팝 떼창

토요일이 클래식이었다면 일요일엔 K팝 콘서트(K-CON)를 보기 위해 스테이플스센터를 찾았다. 1만9000석의 콘서트장에는 K팝을 사랑하는 팬들로 가득했다. 레이커스 경기 아니면 딱히 찾을 일이 없었던 스테이플스센터를, 그것도 K팝 공연을 보기 위해 찾는다는 것이 낯설게 느껴졌지만 타인종 관객들이 한국어로 된 K팝을 떼창으로 따라부를 때는 왠지 모를 뿌듯함이 밀려왔다.

1999년 완공된 스테이플스센터는 동시에 1만9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LA를 대표하는 농구팀 레이커스와 아이스하키팀 LA킹스의 주경기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뿐 아니다. LA를 대표하는 대규모의 행사는 단연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리곤 한다. 2009년에는 마이클 잭슨 장례식이 치러졌고 2000년부터는 그래미상 시상식이 열리고 있다.

그런 스테이플스를 이번 주에도 K팝이 차지했다. 방탄소년단(BTS)의 단독 콘서트가 4일간 8만6000석을 매진시키며 열리고 있다. 믿기지 않지만 현실이다.

미국에서 한인들은 마이너리티다. K타운에서 일하고 한식당에서는 못 느끼지만 조금만 주류사회로 발을 내디디면 늘 마이너임을 실감한다. 마이너임을 깨닫게 해주는 요소 중 하나는 '언어'다. 모국어가 아닌 '영어'를 하다 보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목소리는 작아지기 마련이다. 반대로 타인종들이 많은 장소에서 한국어로 크게 떠들거나 노래하는 것이 왠지 실례처럼 느껴지는 건 자격지심일지 모르겠다.

그래서였을까. 주류 공연장(이벤트장)에서 듣는 한국 노래가 더 뭉클하게 다가오고, 뜻도 모르는 한국노래를 따라 부르는 타인종들과 함께 목청 높여 부를 수 있었던 K팝이 더 좋았던 건. 앞으로도 그런 공연이라면 아무리 꽉꽉 막히는 5번 프리웨이라도 언제든지 인내하며 달려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오수연 / 사회부 차장·문화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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