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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주택시장에 부는 변화 징조

어떤 일이 생길 조짐을 의미하는 단어로 '징조'가 있다. 좋은 징조는 길조, 나쁜 징조는 흉조라 한다. 최근 발표되는 각종 부동산 관련 통계자료 수치나 추세가 최근 몇 년간 모습과는 사뭇 다른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모습에 너무 호들갑 떨며 경거망동해도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마냥 호시절이 계속될 것으로 낙관하는 무사안일한 자세도 경계함이 마땅하다.

미국의 부동산 시장은 2009년 이후 가격 상승세가 거의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1990년대 IT 붐이 뜨거웠던 시절, 10년 동안 부동산 시장도 정말 '미쳤다'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로 가격이 오르기만 했다. 오늘 산 주택이 하룻밤 자고나면 몇 만 달러 더 붙여준다며 사겠다는 사람이 줄을 설 정도였다.

하지만 인생이나 자연의 이치가 그렇듯 무한정 오르는 것은 없다. 오름이 있으면 결국 내리막이 있고 상승이 있으면 하락이 있게 마련이다. 다만, 그 시기가 문제일 뿐이다. 그 시기를 얼마나 잘 예측하고 준비하느냐에 투자의, 인생의 성패가 달리기도 한다.

가주부동산중개인협회가 1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가주 주택시장은 5월부터 3개월 연속 매매가 줄어들었다. 7월 주택매매건수는 그 전달보다 0.9% 하락했다. 주택 중간가격도 6월에 비해 1만 달러 이상 떨어졌다. 40개월 만에 처음으로 리스팅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주택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전문 사이트 질로가 같은 날 발표한 자료는 지난 6월 주택시장에 매물로 나온 주택의 약 14%가 처음 리스팅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재조정해 시장에 내놓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대도시의 주택가격 상승세도 한풀 꺾인 모습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주택시장이 셀러 시장에서 바이어 시장으로 변화하는 조짐으로 해석하는 부동산 전문가도 있다. 상승세를 보이던 모기지 이자율도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과연 주택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서는, 또는 심지어 폭락하는 징조로 해석할 근거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일부 전문가는 10년 주기를 예로 들며 부동산 시장이 조정기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폭락 같은 급격한 조정보다는 완만하게 연착륙하는 모습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전망이 많다. 앞으로도 최소 1~2년은 소폭이나마 더 주택가격이 상승한 뒤 조정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일부 경제 전문가는 현재의 부동산 시장에 버블은 없다고 단언한다. 다운페이먼트를 단 한푼도 하지 않고 구입 부동산 가격 전액을 서브프라임과 같은 부실융자를 통해 얻어 집을 살 수 있던 2000년대 중반과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묻지마 대출 외에도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생하기 1년 전인 2006년 당시 주택을 담보로 2차 융자인 홈에퀴티를 이용한 주택소유주가 24%를 차지해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100명 가운데 5명꼴로 대폭 줄었다. 5% 수준에 불과하다. 다운페이먼트 비율도 2006년에는 약 12% 정도였지만 현재는 대부분 지역에서 20% 전후까지 높아졌다. 그만큼 부실융자로 인한 차압 가능성이 낮아진 것이다. 여기에 더해 현재 실업률은 역대 최저 수준이며 남가주의 경우 최저 임금은 2020년까지 지속적으로 꾸준히 늘어, 주민들의 주택구입 능력이 향상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징조를 제대로 해석하면 길조고 엉뚱하게 해석하면 흉조가 된다. 돌아가는 경제상황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경계한다면 좋은 집을 싸게 구하거나 좋은 가격에 팔 수 있는 조짐이 생길 것이다. 그러나 "좋은 집은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어야 한다"는 말처럼 진짜 좋은 집은 나와 내 가족이 만들어가는 공간이지 않을까 싶다.


김병일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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