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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든든한 보디가드 ' 기아 뉴 쏘렌토', 클레어 청 리 시승기

SUV 모델은 남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다. 왠지 여성인 나에게는 어색하고 육중한 몸매가 우선적으로 부담스러웠다. 안전하고 운전하기 편하다고 주위의 친구들은 추천을 하지만 선뜻 운전하고 싶은 차는 아니었다. 얼핏 스쳐 지나간 기아자동차 쏘렌토의 TV 광고는 인상적이었다.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 같은 위험한 곡예를 부리듯 암벽 길을 올라가는 광경은 아직도 기억 속에 생생하다. 이유는 “설마 올라갈까?”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에 은근히 확인해 보고 싶은 호기심마저 발버둥 치고 있어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었다. 과연 내가 쏘렌토를 운전하게 될 줄은 10번 프리웨이를 타고 팜스프링스의 대형 바람개비와 마주칠 때까지도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

잘빠진 근육질의 몸매와 같은 튼튼한 첫 인상이 나의 두 눈동자의 움직임을 고정시켰다. 벌집 모양의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의 강렬함 그 옆으로 남성의 시선을 사로잡는 가는 아이라인의 날렵하게 올라간 헤드라이트 , 대낮에도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는 노란색 LED 주행등은 “ 오 괜찮은데” 라는 감탄사를 절로 나게 만들었다.

연약한 나로서는 일단 안심이 됐다. “ 차체가 크니 일단 사고가 나도 안전하겠는걸” ,” 운전석이 높아 저 밑에 있는 승용차들이 미니 자동차만큼의 크기로 보여 어서 빨리 그들을 제치고 신나게 달리고 싶었다. 문을 여니 핸섬한 남성들이 애용하는 향수를 떠오르게 하는 나파 가죽의 진한 향이 코끝을 살살 터치했다. 럭셔리 소파의 안락함과 푹신함이 느껴지는 순간 낮잠마저 자고 싶은 충동은 엔간한 자동차에서는 맛 볼 수 없는 쏘렌토 시트의 차별함이었다..

버튼을 살짝 누르기만 했는데 이미 쏘렌토의 심장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시프트 레버를 D로 하고 살살 발을 엑서 레이터에 올리니 어느새 쏘렌토는 몇 십야드를 훌쩍 내달리고 있었다. 스피드한 감촉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느낌이 발끝을 타고 온몸에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8단 자동 시프트 기어에 290마력이라는 기계적인 용어는 잘은 모르지만 파워는 끝내줬다. 뭐니 뭐니 해도 여성에게는 듬직한 남자친구가 최고다 .



잘생긴 것은 두 번째이고 여자친구를 보호해 줄 수 있는 슈퍼맨 같은 상남자가 그만이다. 쏘렌토의 느낌은 그랬다. 게다가 럭셔리했다.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화질이 선명한 네비게이션 스크린은 마음에 쏙 들었다. 가벼운 손 터치만으로도 화면이 바로바로 바뀌는 스크린은 스마트폰의 액정 화면보다도 더 빠른 동작으로 나의 지시를 따랐다.

팜스프링스를 향해 사막의 바람을 헤치고 달려나가는 쏘렌토는 폭풍속의 고요함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줬다. “SUV는 시끄러울꺼야”라는 나의 고정관념은 산산이 부서졌다. 정말 조용했다 . 음악이 흘러나오지 않았다면 적막함마저 감돌게 하는 정숙성은 일품이었다. 장거리 운전에 절대 빠져서는 안 될 나의 베스트 선곡들은 하마 카돈 스피커를 통해 듣는 즐거움을 업그레이드 해줬다. 10개의 스피커도 모자라 서라운드 사운드까지 울려퍼지는 오디오 시스템은 드라이빙의 최고의 경지를 선사해줬다.

120도에 육박하는 사막의 더위를 비웃듯 시원스레 찬 공기를 내뿜는 에어컨디션, 허리를 타고 머릿속까지 쿨한 촉감을 전달하는 쿨링 시트 는 점점 뜨거워지는 캘리포니아를 다스리는 쏘렌토만의 첨단 기능이 아닐 수 없었다. 탁 트인 10번 프리웨이는 달리고 싶은 인간 본능을 유혹하듯 어느새 스포츠 모드에 나의 손을 이끌었다. 밟으면 밟는 대로 나가는 쏘렌토의 질주본능은 어디가 끝인 줄 모르고 어느새 세 자리 숫자를 넘어 난생처음으로 도달하는 상상 속의 숫자에 다다르기까지 했다.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상쾌한 기분을 만끽하는 순간 드라이빙이 주는 순간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으로 나를 이끌었다.

지금은 세상을 떠난 휘트니 휴스턴이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보디가드’가 생각난다. 경호원과 여가수의 사랑을 담은 로맨스 스릴러 영화에서 경호원인 케빈 코스트너는 자신의 몸을 날려 여주인공 대신 총을 맞으며 그녀를 구한다. 이제 더 이상 SUV는 남성 운전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SUV는 여성 운전자들을 안전하게 지켜줄 보디가드 같은 모델이라는 것을 쏘렌토는 7박 8일의 간의 여정을 통해 나에게 고백했다.

팜스프링스=클레어 청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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