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지원사 창설준비, 기존 기무사 요원들이 주도…셀프개혁'(종합2보)

창설준비단 지원 명목으로 꾸려진 '창설지원단', 100% 기무사 요원으로 구성
군인권센터·참여연대 등 기자회견…"군사안보지원사령부령안 즉각 폐기해야"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현혜란 기자 = 국군기무사령부를 해체하고 새로 창설할 군 정보부대 '군사안보지원사령부'의 조직개편과 인적청산을 기존 기무사 요원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10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개최한 '기무사 간판만 바꾼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추진 중단 촉구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에서 내부 제보를 바탕으로 이러한 내용을 폭로했다.

군사안보지원사 창설을 위한 국방부 창설준비단은 남영신 신임 기무사령관을 단장으로 이달 6일 출범했다. 창설준비단은 남 사령관을 포함해 총 21명으로 구성됐으며 이중 기무사 출신은 조직편제팀장 1명뿐이다.

하지만 창설준비단을 지원할 명목으로 남 사령관이 기무사 내부에 별도로 꾸린 '창설지원단'은 100% 기무사 요원으로 구성됐으며, 이들이 새 사령부 창설기획 업무와 새 사령부에 잔류할 기무사 요원을 선발하고 있다고 임 소장은 주장했다.

임 소장은 "창설준비단은 기무사를 잘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창설지원단의 말을 신뢰하고, 조직개편작업에 이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적폐의 온상이자 개혁대상인 기무사에 셀프개혁을 맡긴 셈"이라고 지적했다.

군인권센터가 확보한 내부 제보에 따르면 창설지원단은 70여명 규모로 중∼대령급 장교로 구성됐다. 이들은 대부분 조현천 전 사령관 재임 당시 진급한 이들로 새 사령부 설치 후 참모장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창설지원단은 '부대창설지원 태스크포스(TF)'와 '인원선발위원회'로 구성됐으며, TF 산하에는 기획총괄, 임무조직, 예산군수, 인사행정, 법규정비를 담당하는 5개 부서가 있다.

인원선발위원회는 군사안보지원사령부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본격적으로 가동되며, 새 사령부에 남을 기무사 요원 1천500명을 골라 서류상으로만 원대 복귀시킨 뒤 다시 새 사령부에 배치할 계획을 세웠다는 게 임 소장의 주장이다.

창설지원단은 조직편성, 기능재정립 등의 내용을 담아 창설준비단에 보고서를 올려 군사안보지원사령부령 작성을 지원했으며, 창설준비단이 발표한 인원감축안 역시 TF에서 만든 것이라고 임 소장은 설명했다.

다만, 국방부는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기무사 해편업무는 군사안보지원부 창설준비단이 주도해 추진하고 있으며, 이 과정을 법무팀에 파견 나온 검사가 철저히 검증하고 있다"며 임 소장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국방부는 또 "기무 요원들의 원대복귀 조치는 (계엄령 문건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수사단과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결과, 국방부 등 인사심의 절차를 거쳐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기록기념위원회·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민주노총·참여연대·한국진보연대·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등이 함께했다.

이들 단체는 "개혁 전반에서 기무사 요원들의 참여를 원천 배제할 수 있도록 창설지원단을 즉각 해체하고 창설준비단 역시 재구성해야 한다"며 "기무사가 만든 군사안보지원사령부안을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기무사를 해체하고 창설할 군 조직은 보안·군 관련 정보 수집이나 처리, 군 인사 감찰, 각종 정책 지원 기능에서 손을 떼고 나라의 기밀이나 정보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는 방첩(防諜) 기능만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보수집과 대공수사권을 한 기관이 담당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며 대공수사권을 폐지하고, 조직 외부에 감시기관을 설치해 직무 외 임무수행을 하는 이들을 처벌토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변 송상교 사무총장은 국방부가 입법예고한 군사안보지원사령부령 제정안은 내용뿐만 아니라 절차상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행정절차법에 따라 입법예고는 최소 40일 이상해야 하는데 국방부는 이달 6∼9일 총 4일만 했기 때문이다.

송 사무총장은 "국방부는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라고 만든 제도 취지에 반해 졸속으로 입법예고를 끝냈다"며 "개인과 단체들은 의견을 제출할 기회조차 박탈당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runran@yna.co.kr

(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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