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론] 탈북 여종업원 논란과 인권 딜레마

중국 저장성 닝보의 북한 류경식당에서 2016년 발생한 여성 종업원 등 13명의 집단 탈출 사건을 놓고 '기획 탈북'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통일부는 "여종업원들은 자유의사에 따라 (한국으로) 입국한 것으로 안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5월 JTBC 인터뷰에서 여종업원들을 데리고 나온 류경식당 지배인 허강일씨가 "여종업원들이 자유의사로 한국 행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한 여성은 방송에 출연해 '북한으로 송환을 바란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이런 진술은 전임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2016년 4·13 총선을 위해 짠 '기획 탈북'이 아니었느냐는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즉각 이병호 당시 국정원장 등 4명을 국정원법 위반과 체포·감금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서울중앙지검은 수사에 착수했다.

일각에서는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지난 정부의 잘못으로 드러날 경우 관련 책임자들을 엄벌하고, 탈북 여종업원 중 원하는 사람은 북한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통일부가 이들이 자유의사로 입국했다는 기존 입장을 지키는 데는 나름의 이유와 근거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런 마당에 검찰 수사가 적절한지, 불필요한 갈등만 키우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우선, 탈북 여종업원 가운데 진심으로 돌아갈 의사가 있는 사람이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국 같은 자유 사회에서 별말 없이 그냥 지냈을지 의문이다. 이 사건을 둘러싸고 이미 2년 동안 진상규명을 위한 충분한 행정적·사법적 절차가 완료됐다. 국정원은 민변 대신 대한변협이 파견한 외부 변호사인 인권보호관이 2016년 5월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 체류 중이던 류경식당 탈북자 13명 모두를 직접 면담할 기회를 줬다.

그 결과, 북한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고, 모두 북한에 남겨둔 가족과 자신의 신변 안전을 위해 민변 변호사들의 접견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민변은 법원에 종업원들을 접견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행정소송과, 종업원들이 수용시설에 구금돼 있다는 전제하에 이들의 신병을 구해 달라는 내용의 인신 구제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런 청구는 모두 각하됐고, 두 소송은 각각 2017년 3월과 2018년 1월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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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북한 인권특별보고관이 인권 사항에 관해 피력한 의견은 경청할 만하다. 그러나 그의 임무는 어디까지나 '북한 내부 인권상황'과 '북한 당국의 국제인권 규범 준수 여부'를 조사하고 보고하는 데 있다. 더욱이 북한이 계속 탈북 여종업원들의 납치·유인을 주장하며 이산가족 상봉과 연계하고 있는 지금은 그들에게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은지'를 묻는 것 자체가 '인권 위기'와 딜레마를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다.

탈북 종업원들의 자발적 탈출로 조사된다면, 강제 납치라는 전제 하에 북한 당국이 온전히 놔뒀던 탈북자들의 재북(在北) 가족들의 생명이 위험해질 공산이 크다. 반대로 납치됐다는 종업원들의 주장이 2년 전과 다른데도 진정한 의사라고 간주하고 헌법 및 국가보안법상 불법단체인 북한에 북송한다는 것은 법리상 맞지 않는다. 만약에 그들을 보낸다 하더라도 나머지 사람들은 진짜 조국을 배반한 반역자가 되기에 북한에 있는 가족들의 안위는 위태로워질 것이다.

지금 한국 내 탈북자 사회는 이번 송환 논란이 자신에게 옮겨붙을까 동요하고 있다. 그들은 중국 당국에 의해 자행된 강제 북송으로 인한 인권 침해의 심각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한국판 강제북송 위기'가 벌어진다면 악몽으로 여길 것이다. 진상규명도 중요하지만 또 다른 인권 위기 상황을 초래할 수 있으니 신중한 접근이 절실하다.

김태훈 / 한반도 인권·통일 변호사모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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