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뉴 쏘렌토, 마운틴 휘트니를 정복하다

새벽 4시. 아직 동이 틀 기미도 보이지 않는 하늘을 바라보며 5번 프리웨이에 차를 올린다. 이곳 로스앤젤레스에서 목적지인 휘트니 마운틴까지는 약 220마일.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로 느껴지지만 가는 길은 녹록지 않다.

휘트니 마운틴은 미국에서 알래스카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봉우리를 지닌 산이다. 정상의 높이는 해발 약 1만4천피트, 캘리포니아에서 자동차로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산일지 모른다.

일반적인 승용차나 작은 크로스오버를 타고 있다면 사실 그곳에 갈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든든한 파트너가 있다. 2019년형 기아 쏘렌토 SXL은 험준한 산을 향하는 초보 등산가에게 정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것들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난 일부러 산악 장비를 챙기지 않았다.

가로등 사정이 여유롭지 못한 미국 프리웨이의 새벽은 정말 어둡다. '칠흑'이라는 표현이 아마 잘 어울릴 것 같다. 그러나 쏘렌토에 달린 풀LED 헤드램프는 이 어둠 가운데 정말 인공태양처럼 밝게 시야를 비춘다. 이제 막 기지개를 펴는 도시의 마천루를 벗어나 14번에 오르니, 반대로 향하는 이들의 발길이 이른 시각부터 분주하다. 저들을 뒤로하고 신나게 달려나가는 내 모습이 어떻게 비춰질까?

새벽의 적막함을 깨고자 조용히 음악을 틀어본다. 쏘렌토의 'UVO'라고 불리는 엔터테인먼트 장치는 음성 인식 네비게이션은 물론 내가 가진 스마트폰을 빠르게 자동차와 연결해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한다. 여기에 위성 라디오를 통해 제공되는 다양한 음악 채널을 만날 수도 있다. 어떤 방법으로 음악을 듣던지 중요한 것은 음질이다.

SXL 모델에는 10개의 스피커를 갖춘 하만-카돈 오디오 시스템이 달려있다. 이 시스템에는 음원 압축 파일의 손실된 부분까지 찾아 복원해낸다는 클라리파이 테크놀러지2를 비롯 입체 음향을 즐길 수 있는 퀀텀로직 서라운드까지 포함되어 있다. 위성 라디오 채널 71번을 골라, 프랭크 시나트라 노래를 듣는다. 마침 'Night and Day'가 흘러나오며 몽환적인 아침 분위기를 만든다. 아마도 커피가 한잔 필요할 것 같다.

오른쪽 어깨 넘어 동이 터오는 듯 하늘이 붉게 물들어 온다. 루프 절반 이상을 덮고 있는 파노라믹 선루프를 통해 뒷좌석까지 햇살이 들어온다. 7명까지 탈 수 있는 쏘렌토. 아마 여러 친구들과 함께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면 정말 좋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모하비에 잠시 들려 커피 한잔을 사본다. 이후로 한동안은 아마 마땅하게 쉴 곳이 없을 것이다. 한 프렌차이즈 햄버거 매장에서 커피를 사서 한 모금 마시니 정신이 좀 든다. 주차장에서는 비슷한 방향으로 여행을 떠나는 미국인 가족이 쏘렌토 주변을 둘러본다. 그의 오래된 지프는 분명 많은 사연을 담고 있겠지만, 아빠들 눈은 언제나 가족을 위한 조금 더 편하고 안전한 차에 눈길이 끌릴 것이다. 가볍게 담소를 나누고 다시 차에 오른다. 이제부터는 395번을 따라 이스턴 시에라의 멋진 풍경이 펼쳐지는 세닉(Scenic) 루트로 들어간다.

비교적 곧게 뻗은 도로에서 쏘렌토의 또 다른 장점이 드러난다. 2019년형 모델로 오면서 V6 3.3리터 엔진에는 신형 8단 자동 변속기가 달려 나온다.

이미 카덴자를 통해 성능이 입증된 8단 변속기는 290마력의 힘과 더불어 덩치 큰 쏘렌토의 발걸음을 정말 가뿐하게 이끌어낸다. 드라이브 모드 '에코'로 설정해 달려보니 연비도 괜찮다. 기분을 내고자 하면 '스포트' 모드로 바꿔도 좋다. 무엇보다 '차선 유지 보조 장치'의 역할이 도드라진다. 약간의 코너에서 잠깐 손을 놓아보니 차선을 따라 스티어링 휠이 스스로 움직이며 차선을 지키려 한다. 여기에 차간 거리를 설정할 수 있는 스마트 쿠르즈 콘트롤을 작동시키니 거의 반자율주행 자동차처럼 움직인다. 물론 어디까지나 보조 장치이기 때문에 장치가 콘트롤을 못할 때에는 핸들을 잡으라는 경고등이 뜨기도 한다.

드디어 휘트니 마운틴의 관문인 론파인(Lone Pine)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이스턴 시에라 지역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하면 근처 방문자 센터를 들려보는 것도 좋다. 이제 휘트니 포털 로드를 따라 우뚝 솟은 정상을 향해 달린다. 산에 오르기 전 기암으로 유명한 앨라바마 힐스에 들려 휘트니 마운틴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담아본다. 이곳에서 페이스락(Face rock) 등을 둘러본다. 그런데 코스 곳곳이 평탄한 포장도로가 아니다.

이 차에는 다이나맥스(Dynamax)라는 항시 사륜구동 시스템이 달려있다. 특히 이 시스템은 토크 백터링 코너링 콘트롤을 통해 하중에 따른 토크 배분을 통해 코너링 성능을 높였다.

앞뒤 토크 배분은 새롭게 자리한 디스플레이 계기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평소 앞바퀴에 집중 된 힘이 모래 언덕 등을 넘을 때엔 뒷바퀴에도 힘이 전달된다. 평소 운전에서도 항시 사륜구동이 필요한 조건은 생각보다 많다.

휘트니 포털 로드를 따라 본격적으로 구불구불 경사진 도로가 펼쳐진다. V6 3.3리터 엔진은 최대토크가 252lb-ft에 이른다. 덕분에 힐클라임 구간에서 쏘렌토는 운전자에게 여유를 즐길 수 있게 만든다. 멀리서 보던 높은 봉우리가 이제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거리로 좁혀진다.

휘트니 포털의 끝은 캠핑 그라운드로 이어진다. 이곳에 차를 대고 휘트니 포털 스토어에 들려본다. 그런데 차 주변으로 등산복을 입은 그룹이 서성거린다. 그 중 하나가 자기도 쏘렌토를 가지고 있다며, 새롭게 바뀐 2019년형 대한 관심을 드러낸다. 그러면서 헤드램프와 범퍼 등 새롭게 바뀐 모습이 마음에 든다고 한다. 실내에서도 스티어링 휠 디자인과 기어레버, 디지털 계기판 등을 보여주기도 바뀐 부분을 설명했다. 그리고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도 있다고 했더니 그는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다양한 도로 조건에서도 듬직하게 달리고, 다양한 편의장비는 물론 혹시나 운전자가 졸지 않도록 주의 장치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시선을 끄는 스타일까지. 캘리포니아 자동차 여행을 위한 최고의 파트너를 찾는다면 단연 기아 쏘렌토. 2019년형부터는 모든 트림에서 7시트가 기본이라고 하니 여행의 즐거움을 여럿이 함께 나누기에 정말 좋은 선택이 아닐까 싶다.

마운틴 휘트니=폴황(자동차 여행 칼럼니스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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