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 신경숙·창비 승소…법원 “표절 아니다”


소설가 신경숙. 변선구 기자


소설가 신경숙(55)씨의 장편 ‘엄마를 부탁해’에 대해 수필가 오길순(69)씨가 자신의 수필을 표절했다며 출판금지 청구를 제기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1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최희준 부장판사)는 오씨가 신씨와 ‘엄마를 부탁해’의 출판사 ‘창비’를 상대로 낸 출판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오씨는 2008년 출간된 ‘엄마를 부탁해’가 자신이 2001년 발표한 5쪽 분량의 수필 ‘사모곡’ 내용을 표절했다며 출판금지와 1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오씨는 ‘사모곡’에서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잃어버렸다가 극적으로 찾은 이야기를 썼다. ‘사모곡’에서 어머니는 단오제 인파 속에서 아버지의 손을 놓쳐 길을 잃게 된 것으로 나온다.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는 서울역 지하철에서 어머니를 잃어버린다.

엄마를 잃어버린 사건을 계기로 자녀들이 엄마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엄마를 부탁해’가 주제와 줄거리, 사건 전개 방식 등에서 ‘사모곡’과 유사하다고 오씨는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등장인물·인물 설정·이야기 구조 등 측면에서 두 작품 사이에 유사성보다는 차이가 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두 작품에 등장하는 실종 사건의 발생 상황이 다소 유사성을 띠는 것은 사실이나, 정신이 온전치 않은 어머니의 실종이라는 동일한 주제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와 같은 유형의 사건이 등장할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치매·뇌졸중 등 정신적으로 온전치 못한 부모를 실수로 잃어버린다는 소재는 다수의 작품에 종종 등장하는 것”이라며 “비슷한 모티브를 갖는 것만으로 섣불리 유사하다 평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장르와 분량 차이로 인해 ‘사모곡’과 ‘엄마를 부탁해’가 이야기의 구조나 캐릭터 깊이에서 차이를 보이며, 엄마를 잃어버린 딸이 느끼는 죄책감의 근거도 다르게 묘사된다며 서로 유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오씨가 주장한 일부 문장 사이의 유사성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문장 대 문장 수준에서 신씨가 표현을 베껴 썼다고 평가할 정도의 유사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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