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없음' 확인에 병원비 3만4500달러

샌프란시스코 여행온 한국 부부
8개월 아들 호텔 침대서 떨어져
응급실행…3시간 치료비 폭탄

장여임씨와 아들 박종완군의 모습. [캘리포니아헬스라인 제공]

우편물을 열어본 장여임씨는 깜짝 놀랐다. 잘못봤나 싶었다. 3시간 남짓 치료받은 미국의 병원에서 온 청구서에는 자그마치 '3만4502달러'가 명시돼 있었다. 1분당 171달러를 진료비로 쓴 셈이다.

의학 저널 '캘리포니아헬스라인(californiahealthline)'은 여행 중 아이에게 생긴 작은 타박상에 대한 치료비로 어마어마한 금액을 청구받은 한국인 여행객 부부에 대해 9일 보도했다.

지난 2016년 한국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여행온 장씨와 남편 박씨는 여행 첫날 아침부터 가슴을 졸여야 했다. 부부의 8개월 난 아들 박종완군이 자다가 호텔 침대에서 굴러 떨어진 것. 피가 나지 않았지만 서럽게 우는 아이에 모습에 덜컥 겁이 난 장씨는 수화기를 들어 911에 연락했다. 잠시 뒤 도착한 응급차는 이들을 태워 인근의 주커버그 샌프란시스코 종합병원(SFGH)으로 향했다.

박군의 검사 결과는 '이상 무'. 이마와 코에 작은 멍이 든 것 말고는 이상이 없다는 의료진의 진단이었다. 박군은 이날 장씨의 팔에 안겨 분유를 먹은 뒤 잠에 들었고 박씨 부부는 몇시간 뒤 박군의 진단서를 가지고 병원을 나섰다.

모든 게 순조롭게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2년 뒤 한국으로 날아온 청구서에 박씨 부부는 아연실색했다. 치료비 1만8836달러와 함께 '트라우마 대응 진료비(trauma response fee)' 명목으로 1만5666달러가 추가로 청구된 것. 불과 병원에 있었던 3시간 22분동안 발생한 금액이었다.

장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여행보험에 든 액수는 5000달러에 불과하다"며 "병원에서 아이에게 특별히 해준 것이 있다면 지불하겠지만 해 준 것이 없다. 정말 내야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혼란스러운 심경을 전했다.

가주에서 터무니 없이 과도한 병원비가 청구되는 사례가 이어져 논란이 되고 있다. 채혈을 하거나 몇 분 간 다리에 깁스를 하는 등 사소한 진료행위에도 막대한 병원비가 청구되기도 한다.

박씨 부부가 청구받은 '트라우마'에 대한 진료 항목도 사실상 규정대로 청구되지 않고 있다. 트라우마 진료비는 전문적인 트라우마 의료팀이 심각한 부상을 가진 응급실 환자를 상대로 30분 이상 진료한 뒤 청구하는 것이 원칙이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병원들이 규정을 무시하기 일쑤며 심지어 존재하지도 않는 진료비를 청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병원 브렌트 앤드루 대변인은 트라우마 센터에 대해 " 총기사고 다량 추돌 사고 등 여러 사건.사고로 인한 부상을 다루고 있다"며 "센터 유지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해명했다.

9일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성인 2명 중 1명(51%)은 현재 미국의 의료시스템은 많은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 중 대다수(83%)는 막대한 병원비를 문제로 꼽았다. 진료시간이 너무 짧아 불필요한 의료 절차를 인지하지 못하는 점(46%)을 지적했다.

장수아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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