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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또 하나의 맛있는 빵'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요한 6,51) 유대인들은 실질적으로 예수님의 몸을 먹는 것을 연상했고, 예수님도 직접적으로 당신의 몸을 먹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말씀으로 죽은 자를 일으켰고 병자들을 치유하셨으며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신 분이 아니라면 그 말씀을 무시했을 텐데, 예수님의 말씀이기에 한 번 더 되새겨봐야 하겠다.

먼저, 어떻게 저주의 대명사인 십자가 형벌이 그리스도교의 상징이 되었는지 살펴보자. 우리는 살면서 많은 고통과 좌절을 경험한다. 그 경험 중에는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사건도 있다. 십자가는 우리가 겪을 수 있는 절망스러운 상황에서도 하느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것을 드러냄으로써 우리에게 희망을 갖게 한다. 부활하신 예수께서는 세상 끝 날까지 우리와 함께 있겠다고 약속하셨다. 십자가는 우리가 언제 어떤 상태에 있든 예수께서 세상 끝 날까지 우리와 함께 있겠다는 약속을 드러내는 도구이다.

또한 십자가는 하느님의 조건없는 사랑을 역설하고 있다. 예수께서 백성을 대신하여 십자가 형벌을 받음으로써 로마의 탄압으로부터 유다인들을 한차례 구해내셨는데, 죄 없으신 분이 죄 많은 사람을 대신하여 죽음으로써 그들을 구한 것처럼 성부께서는 외아들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사람들을 구원하고자 하신다. 십자가는 하느님의 이런 자비와 조건없는 사랑을 증언하고 있다.

이와 같이 '임마누엘'과 '하느님의 조건 없는 사랑'을 증언하는 십자가, 그 십자가 사건이 매 미사 때마다 재현된다. 사람을 살맛나게 하는 것은 사랑이다. 사랑이 순수하고 클수록 사랑을 주고받는 그 사람의 생명력은 더욱더 왕성해지고 싱그럽게 피어난다. 신앙인은 순수하고 지대한 하느님의 그 사랑을 먹고 양육되어 일상에서 사랑의 삶을 살아낸다. 그래서 소화 데레사처럼 '작은 모래알이 언제나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인 모든 사람의 발아래 있기를' 기도하며 사람들을 섬기는 신앙인들이 양성되었다.



이런 살신성인과 섬김의 삶을 살도록 사랑의 에너지를 공급하는 곳이 바로 미사가 거행되는 곳이다. 이런 의미에서 '미사가 거행되는 곳마다 구원이 이루어진다.'(가톨릭교회교리서 1366항)는 말이 과장된 표현은 아닐 것이다. 자녀를 살게 하는 것이 부모 마음이라면, 모든 사람을 살게 하는 것은 하늘 아빠의 마음이다. 예수께서는 하늘 아빠의 일을 하고 싶어하셨다.

모두를 살리려는 예수님의 원대한 포부, 그 의도가 이 말씀에 녹아있는 것 같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이 빵을 먹는 우리는 '미쳤다. 도무지 못 알아듣겠다'는 태도보다는 우리 스스로 살아있는 '또 하나의 맛있는 빵'이 될 것을 다짐해야 하지 않을까.

park.pio@gmail.com


박비오 신부 / 천주교 성 정하상 바오로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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