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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트럼프에 쏟아지는 과도한 비판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만났다. 냉전의 한복판에서 전쟁을 치렀지만 승패 없이 65년간 휴전 상태에서 적대한 두 나라는 두 차례 핵(시도)을 폐기하고 평화 체제로 전환하는 협상에 나섰다 실패하고 세 번째 시도에서 마침내 두 정상이 만나 대화를 나눴다.

6·12 싱가포르 회담 결과물은 두 정상의 합의문이다. 두 정상은 안보보장과 비핵화를 약속하고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평화 체제 노력' '완전한 비핵화 노력' '(한국전) 포로·실종자 유해 수습' 4개 항에 합의했다. 마지막으로 공동 협약 조항의 완전하고 신속한 이행과 고위급 당국자의 후속 협상과 회담 결과 이행을 다짐했다.

평창올림픽부터 시작된 대화·평화 노력은 이로써 산 하나를 넘었다. 전쟁과 대결, 타협 실패라는 부정적 결과만 맛보았던 두 나라의 오랜 흑역사에서 보면 싱가포르 회담은 거대한 방향 전환이다. 65년, 길게 보면 70년 동안 한 방향으로만 차를 몰던 운전자가 처음으로 핸들을 돌렸다. 머릿속으로 핸들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두 차례 있었지만 몸이 기억하는 것은 직진뿐이었다.

이제 처음으로 몸이 핸들을 돌렸다. 그 어색함과 불편함, 낯섦 때문일까. 미국의 전문가와 언론은 회담 성사 이전의 반대 혹은 비판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오히려 강해졌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가 아닌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한 것을 근거로 모호하며 양보를 받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없다는 점도 공격 대상이었다. CNN은 G7과는 공동성명을 거부하고 북한과는 합의했다며 '트럼프의 신세계 질서'라고 몰아쳤다. 트럼프가 전폭적인 북한 옹호자로 떠올랐다고 표현한 매체도 있다. 난타 수준이다. 정치권에서도 공화당은 비핵화 약속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면서 평화 협정으로 가는 중대한 걸음걸이라고 평가했지만 민주당은 북한에 양보했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런 비판을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답변과 두 정상의 합의문과 비교하면 문제 해결에 대한 양측의 태도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언론과 정치권은 첫 회담에서 완성품이 있어야 한다는 태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상대방의 의지와 능력을 확인한 다음 빠르게 약속을 이행하겠다는 태도다.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나만큼, 나보다 더 (해결)하고 싶어 할 것이다. 북한의 더 밝은 미래를 원하니까"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을 놓고는 "26살에 이런 나라를 물려받았고 또 나라를 통치했다…원래 인간성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은 26살이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협상 파트너로서 의지와 능력을 인정한다는 발언이다. 이런 판단을 바탕으로 비핵화와 안전보장이라는 방향을 정하고 고위급 회담을 통해 신속하게 세부사항을 이행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을 누그러트리려면 앞으로 빠른 속도로 구체적 성과를 내야 한다. 기자회견에서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폐쇄할 것이라는 김 위원장 발언을 공개한 것도 이를 의식한 것이다.

대신 언론과 정치권도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비판할 수 있지만 과도하게 공격해선 안 된다. 국방부 차관 특별 보좌관을 지낸 제임스 로빈스는 정상회담에 쏟아지는 비판을 "전략적 기회에 대한 이성적 분석보다는 반트럼프 광풍에서 나온 것이 대부분"이라고 비판했다. "외교 풋내기라는 트럼프가 워싱턴의 명문대 출신들이 못한 것을 해냈다"며 "전문가, 전직 관료 등 반대자들은 지금까지의 발언을 취소해야 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로빈스는 이번 정상회담이 중국과 무역 협상을 북핵 문제와 노골적으로 연결한, 힘과 이익의 정치학이 낳은 성과물이라고 봤다. 비판은 하더라도 성과를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안유회 논설위원 ahn.yooho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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