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위주 日정계 변할까…선거 후보 '남녀균등' 법안 통과

"가능한 한 균등하게"…정당에 노력 의무 첫 부과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일본 국회와 지방선거에서 여성의원 수를 늘리고자 남녀 후보자 수를 가능한 한 균등하게 할 것을 정당에 촉구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16일 오후 '정치 분야의 남녀 공동참여 추진법안'이 참의원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일본에서 전후(戰後·2차대전 패전 이후) 여성의원 수를 늘리고자 지원하는 차원의 법 정비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이는 여성의 정계 진출을 도우려는 것이지만, 남녀 후보자 수를 '가능한 한 균등하게' 하도록 정당에 노력 의무를 강조한 것에 그쳐 각 정당의 실천 여부가 과제로 지적된다.

법안은 구체적으로 정당과 정치단체가 중의원·참의원 선거, 지방의회 선거 때 남녀 후보자 수의 목표 설정에 "자율적으로 임하도록 '노력'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도 이와 관련한 실태조사, 환경정비, 인재 육성에 협력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벌칙은 포함하지 않았다.

이번 법안은 공포와 동시에 시행하며, 내년 봄 지방선거부터 적용된다.

국제의원연맹이 발표한 2017년 여성 진출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중의원 의원 중 여성 비율은 10.1%로 193개국 중 158위를 차지했다.

일본 정부는 남녀 공동참여 기본계획에서 2020년까지 국정 선거에서 여성 후보자를 3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지난해 중의원 선거에서는 17.7%에 그쳤다.

일본에선 1946년 전후 첫 중의원 선거에서 여성이 처음으로 참정권을 행사했으며 39명이 당선됐다.



이번 법안의 국회 통과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2016년 여야가 각각 국회에 법안을 제출했다가 지난해 법안을 단일화하기로 합의했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사학 스캔들 등을 둘러싸고 공방이 이어지면서 심의가 늦어졌다.

정당에서는 벌써 어려움을 토로한다. 여당인 자민당의 한 간부는 "지방조직에선 여성 1명을 후보로 내세우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의원 선거에서 24.4%의 가장 높은 여성 후보 비율을 보인 제1야당 입헌민주당에서도 "갑자기 5 대 5로 맞추는 것은 어렵다"는 의견이 나왔다.

아사히는 그러나 여성의원이 늘어나면 기존과는 다른 다양한 경험과 관점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다는 현직 여성 지방의원의 의견을 소개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재무차관의 여기자 성희롱 문제가 논란이 되자 신문, 방송, 출판 분야 여성 86명(31개사)이 '미디어에서 일하는 여성 네트워크'를 지난 1일 설립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이들은 언론기관에서 여성이 일하기 쉬운 환경 구축을 목표로 하고 상담 창구를 만들기로 했다.

이들은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에게 이번 논란을 철저히 조사하고 "담당 기자를 남자로 바꿔라" 등 문제 발언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jsk@yna.co.kr

(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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