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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OC 한인회장 '공석' 어떨게 풀까

오렌지카운티 한인회장직이 '뜨거운 감자'가 됐다. 두 차례에 걸친 제26대 한인회장 선거 후보 등록 기간 중 출마자가 나타나지 않아 선거가 무산된 것이다. 지난 1990년 OC한인회에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회장 후보 미등록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인회가 설립된 첫 해인 1979년부터 1988년까지 이사회에서 회장(임기 1년)을 선출했던 것을 합쳐도 회장 후보가 없어 진통을 겪은 사례는 1986년 제8대 선거와 이번 26대 선거를 합쳐 단 두 차례뿐이다. 어찌 보면 후보 미등록 사태는 일찌감치 예견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인회 안팎의 일부 인사들은 세 가지 이유로 차기 회장 출마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일찌감치 제기한 바 있다.

첫 번째 이유는 기부금에 관한 심적 부담이다. 이미 24대 김가등, 25대 김종대 회장이 출마 공탁금 5만 달러 외에 각각 10만 달러, 12만 달러를 종합회관 기금으로 기부했다. 26대 회장도 리모델링 기금으로 10만 달러쯤은 내지 않겠느냐는 무언의 기대가 큰 부담이 됐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50만 달러 내외로 추산되는 리모델링 융자금에 대한 책임 문제다. 한인회는 비영리단체이므로 은행에선 융자를 할 때, 한인회장 개인에게 원리금 상환 보증 서명을 받게 된다.



세 번째 리모델링 기간이 길어지거나 예상치 못한 비용이 더 들 수 있다는 부담이다. 경위야 어찌 됐든 선거관리위원회가 해산한 후, 공은 현 25대 한인회 이사회로 넘어갔다. 이사회는 오는 15일 대안을 논의한다. 현재로선 25대 한인회의 임기를 한시적으로 연장하는 이른바 '결자해지'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다. 현 한인회가 시작한 리모델링 공사를 연내에 마무리하고 26대 한인회가 융자 원리금 상환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렌트 수익을 창출한다면 내년 1월부터 차기 한인회가 출범하기에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뜨거운 감자가 먹기 적당할 정도로 따뜻한 감자가 되는 것이다.

'결자해지론'은 25대 한인회 내부에서도 "유종의 미를 거두자"는 이사들을 중심으로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직선 회장 후보 부재 사태야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되겠지만 많은 오렌지카운티 한인들은 씁쓸한 느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유야 어찌 됐든 후보 미등록 사태로 오렌지카운티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한 한인단체 관계자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큰 한인타운인 오렌지카운티에서 회장 후보로 나서는 이가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은 "어려운 일이 모두 해결된 다음에 한인회장을 맡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난국을 타개할 리더십을 발휘할 인사가 그렇게 없단 말인가"라며 탄식했다.

아쉬움이 진하게 남지만 그렇다해도 스스로 떠맡기 싫은 짐을 타인에게 지라고 할 순 없는 법이다. 이런 때일수록 솔선수범의 자세가 요구된다. 초유의 사태를 놓고 개탄하는 것보다는 한인회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 드는 것이 현명한 대응일 것이다.

지난 2년 가까이 전방위로 '종합회관 기금 모금 드라이브'를 걸어 온 현 한인회로선 리모델링 기금 마련을 위해 또 모금에 나서는 것이 여의치 않을 것이다. 한인회에 애정과 관심을 가진 이라면 이 기회에 리모델링 기금을 기부하거나 모금 활동에 힘을 보태는 것이 어떨까. 이는 25대는 물론 향후 들어설 26대와 그 이후 들어설 한인회에도 큰 힘이 되는 일이다. 한인회장 선거 미등록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 오렌지카운티의 저력을 보고 싶다.


임상환 / 사회부 부장·선임 OC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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