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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재 기자의 K타운 24시] 한인 건물주 "나가라" 주민 80명 "어디로 가나"

USC인근 아파트 반년 분쟁
김모씨 9월 매입 후 퇴거 통보
세입자 단체 조직 집단 반발
"전기·물·개스 고의로 차단"

LA지역 주택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직장인들의 내 집 마련 기회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급여는 제자리인데 모든 물가가 오른다. 세입자들에게 렌트비는 가히 악몽 수준이다.

이로 인해 건물주와 세입자간 분쟁도 잦아지고 있다. 건물주는 치솟는 부동산 가격에 희색이다. 반대로 세입자는 건물주의 렌트비 인상 통지에 가슴이 철렁한다. 한술 더 떠 "헌집 부수고 새집 짓겠다"는 통보를 받으면 절벽으로 몰리게 된다.

최근 LA한인타운 인근 한 아파트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 한인 건물주의 강제퇴거 조치에 세입자 80명이 나갈 수 없다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

건물주는 법률대리인을 고용해 합법적인 세입자 퇴거에 나섰지만, 세입자들은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고 호소하고 있다.



17일 LA 인터넷 매체 '노크LA닷컴(knock-la.com)'은 USC인근 아파트에서 6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세입자들의 시위 소식을 전했다.

이 아파트에는 세입자 80여명이 산다. 이들의 80%는 유색인종 노동계층이다. 지난해 9월 한인 김모씨 부부가 이 아파트를 850만 달러에 매입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김씨 부부는 건물 리모델링을 위해 세입자 전원에게 퇴거 소식을 알렸다. 김씨 부부는 매입 직후 60~90일 안에 모든 세입자가 집을 비워야 한다고 명시했다. 김씨 부부는 리모델링을 통해 이 건물을 USC 학생 전용 대여 아파트로 만들 계획이다.

김씨 부부의 세입자 퇴거 조치는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김씨 부부가 매입한 건물은 세입자를 보호하는 '렌트 안정화 조례(Rent Stabilization Ordinance·RSO)' 적용 대상이 아니다. RSO는 1978년 10월 1일 이전에 지어진 건물에만 적용된다.

법적으로 해결하기 어렵게 된 세입자들은 여론에 호소하고 있다. LA세입자연합(LA Tenants Union)의 도움을 받아 '익스포지션 세입자 연합'이라는 단체도 조직했다. 세입자들은 퇴거의 부당함에 항의하는 한편, 건물주 김씨의 건물 관리상 위법 행태를 고발하고 있다.

노크LA닷컴은 "해당 아파트는 슬럼가에 버려진 건물과 같은 상태"라며 "건물 3층의 뇌출혈 장애인 세입자는 엘리베이터로 가는 통로가 막혀 집에서 옴짝달싹도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바퀴벌레가 들끓고, 곰팡이가 끼어있으며 히터도 작동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또 "세입자를 퇴거시키려 전기와 수도, 개스를 끊기도 했다"며 "노골적인(blatantly) 불법 행위"라고 지적했다.

세입자들은 건물주인 김씨 부부와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 김씨 집 앞을 찾아가 시위도 벌였다. 22일에도 김씨 집앞을 찾아가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김씨 부부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퇴거소송을 진행 중으로 5월 1일 첫 심리가 열린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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