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사퇴 압박' 고조…변호사 '모든 가능성 열어 둬'

조현민 '사과 이메일' 직후 대한항공 노조 "즉각 사퇴해야" 성명 정치권도 사퇴 요구 공세…조현민측 "경찰 수사 대비해 사실관계부터 정리"

조현민 '사과 이메일' 직후 대한항공 노조 "즉각 사퇴해야" 성명

정치권도 사퇴 요구 공세…조현민측 "경찰 수사 대비해 사실관계부터 정리"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물이 든 컵을 던져 '갑질 논란'을 일으킨 조현민(35) 대한항공 전무에 대한 사퇴 압박이 16일 전방위로 커지고 있다.

조 전무는 전날 새벽 귀국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직원들에게 사과 이메일을 보내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추가 폭로와 증언이 이어지며 여론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특히 조 전무가 사내에서 욕설과 함께 고성을 지르는 음성파일이 지난 14일 공개된 이후 조 전무가 정상적 경영판단을 내리고 리더십을 발휘할 능력이 있는지 의심하며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 전무는 전날 저녁 9시 4분께 직원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발송했다.

지난 12일 '갑질 논란'이 불거진 이후 전날까지도 비난이 수그러들지 않자 여행지에서 급거 귀국해 하루종일 고심 끝에 내놓은 '해법'이었다.

조 전무는 이 이메일에서 최근 논란에 대해 사과하며 반성하고 있다고 했지만, 자신의 행동을 두고 "업무에 대한 열정에 집중하다 보니 경솔한 언행과 행동을 자제하지 못했다"고 말해 직원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변호사를 선임한 것도 알려지며 구설에 올랐다. 조 전무는 사과 이메일 작성도 변호사와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드러난 잘못과 여러 의혹에 대해 사과하며 책임지는 모습을 보인다고 해도 그 진정성을 얼마나 인정받을지 어려운 상황인데, 변호사와 상의해 사과 편지를 썼다니 직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조 전무의 사과 이메일에도 직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오히려 대한항공노조, 대한항공조종사노조, 대한항공조종사새노조 등 3개 노조가 해당 이메일 발송 30분 만에 공동성명을 내고 조 전무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공동성명에서 "경영층의 갑질 논란으로 일선에서 피땀 흘려 일한 2만여 직원까지 지탄을 받고 있다. 왜 직원들이 자괴감을 느끼고 비난의 화살을 대신 맞아야 하느냐"며 "조현민 전무는 경영일선에서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도 12일부터 올라오기 시작한 조 전무 관련 청원이 16일까지 100건을 넘겼다.

대부분의 청원 제목이 '조현민 전무의 갑질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 '대한항공의 '대한' 명칭회수를 청원한다', '경영에서 퇴출해야 한다' 등 비판적 내용이었고, 청원마다 수백∼수천 개의 추천이 이뤄지는 등 비난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정치권도 조 전무의 퇴진을 거론하고 나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조 전무 논란을 언급하면서 "금수저로 태어난 덕에 경영능력과 윤리의식이 부족해도 경영권에 무임승차하는 일은 안된다. 사법당국은 엄격한 법 집행으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같은 날 "이 문제는 왕족처럼 살아오며 최소한의 인격도 갖추지 못한 재벌 3세들에게 경영권을 준 한진 재벌의 문제"라며 "온 국민을 분노하게 한 조 전무의 전횡은 간단히 용서될 일이 아니며 대한항공과 조 전무는 피해자와 국민 앞에 사과하고 경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 전무 측은 이같이 논란이 거세지고 있지만, 일단 이날 경찰 수사에 대비해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작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무의 변호를 맡은 임상혁 변호사(법무법인 세종)는 "현재 조 전무의 직접사과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는 지적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조 전무 사안에 대해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조사 결과를 지켜본 후 회사 차원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며 "경찰 내사 중인 사안이라 신중하게 가급적 언급을 자제 중"이라고 밝혔다.

dkkim@yna.co.kr

(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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