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대통령의 무능을 어떻게 벌할 수 있나

지난 일 년여 동안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일심 공판 결과,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 원의 중형이 선고됐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공소 내용은 18가지나 됐고 주요 혐의 내용은 직권 남용과 강요죄 그리고 뇌물수수죄였다.

국정 이외에는 신경 쓸 일이 없었을 것 같은 대통령이 무슨 잘못을 저지른 것인가. 어이없게도 국정의 우선순위에서는 한참 뒤처져 있을 문체부 업무, 스포츠 사업, 펜싱, 승마 등 체육 분야에서 대통령의 비리가 자행되었고 이것도 대통령 홀로 한 일이 아니었다. 대통령을 뒤에서 조종한 인물이 있었다는 것이 이 사건의 핵심이다. 바로 최순실이라는 사람의 존재다.

최순실은 대통령 위에 군림했던 무관의 제왕이었다. 최순실은 대통령을 자신의 사익을 위해 마음대로 조종했다. 박 전 대통령이 저지른 실책을 요약하면 일국의 대통령이 아무 감투도 없는 한 개인의 꼭두각시 노릇을 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개인이 되고 싶다고 되는 자리가 아니다. 능력과 자질을 바탕으로, 국민의 평가를 통해서 선출되는 자리다. 아무리 유능해도 국민이 선택하지 않으면 될 수가 없고 아무리 무능해도 국민이 선택하면 될 수도 있는 자리다.

자격 없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가장 큰 이유는 투표자들이 후보자들에 대해 깊이 연구하지 않고 투표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남들의 의견에 막연히 따르며 대세에 휩쓸려 투표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깜이 아닌 무능한 대통령을 뽑은 사람들은 바로 우리다. 무능으로 빚어진 대통령의 실책을 탓하기 전에 무능한 대통령을 뽑은 우리도 반성해야 한다. 박 전 대통령에게 표를 던지지 않은 사람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우리나라의 국체는 다수결을 따르는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이번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은 자신의 사익을 위해 대통령을 조종한 최순실이며, 깜이 아닌 사람을 대통령으로 선출한 국민들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박 전 대통령은 유명한 부모에 의해서 세상에 알려졌고, 무능한 남성 정치인들에 의해서 정치가가 되었고, 공부하지 않은 국민들에 의해서 대통령으로 선택되었고, 최순실에 의해서 농락된 자신의 실체가 없는 무능한 꼭두각시였을 뿐이다.

무능을 징죄할 수 있는가. 우리는 지금 대통령의 옷을 걸쳤었다는 이유로 우리가 선택했던 꼭두각시를 처벌하려고 한다. 지금까지의 대통령들과 마찬가지로 청와대에서 나온 그녀를 감옥에 집어넣으려 한다.

그러나 유능해서 의도적으로 죄를 범했던 다른 대통령들과, 무능해서 타인의 꼭두각시가 되어 본의 아니게 죄를 범한 박 전 대통령을 똑같이 취급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처사인 것 같다. 더욱이 대통령을 잘못 선택한 우리의 실수도 있지 않은가.

감옥 대신 가택연금 정도는 어떨까. 박 전 대통령의 유별난 상황을 감안하여 감옥 대신 가택연금을 시킴으로써 '청와대 다음은 감옥'이라는 창피한 공식을 조금은 바꾸어 놓는다는 데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권영무 / 샌디에이고 에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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