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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아마존도 책임이 있다

'아마존은 토이저러스를 죽이지 않았다(Amazon didn't kill Toys 'R' Us)'.

장난감 유통업체 토이저러스의 폐업 소식이 알려진 후 온라인 경제 매체 CNN머니에 소개된 후속 기사 제목이다. 다소 자극적인 제목으로 70년 전통의 글로벌 체인점이 왜 망했는지 분석했다. 대부분이 온라인 쇼핑 확산, 경쟁업체 등장, 주고객인 청소년의 취향 변화 등을 이유로 꼽았지만 이 기사는 다른 쪽에서 원인을 찾았다.

토이저러스 자체의 문제가 더 컸다는 것이다. 50억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부채, 그리고 경영진의 판단 잘못을 지적했다. 부채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매년 이자와 원금 상환에만 4억 달러가 들어갔다. 그러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투자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게 뻔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경영진은 좀 더 일찍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토이저러스의 폐업에는 아마존도 책임도 크다. 판매감소의 가장 큰 원인 제공자라는 점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아마존 등장 이후 이미 많은 소매업체들이 문을 닫았고, 지금도 위협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아마존 폭격의 파편이 동네 상권에까지 미치는 실정이다.



그런데 아마존의 위세는 갈수록 더 세지고 있다. 이젠 소매업계 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 분야가 이 공룡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아마존 진출설'이 나오면 해당 업체들은 초긴장 상태에 빠진다.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경쟁자의 등장이기 때문이다.

이미 아마존의 사업 영역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주력 사업인 온라인 판매와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선 도전자들이 넘볼 수 없는 절대 강자의 위치에 올랐다.

인터넷 사용 가구의 58%가 아마존 프라임 멤버이고, 전체 온라인 판매의 40%를 아마존이 점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 뿐이 아니다. 홀푸드 마켓을 인수했고 실시간 비디오 송출 서비스인 스트리밍 사업도 하고 있다. 영상 콘텐츠 제작을 위해 할리우드에 스튜디오까지 운영한다니 그야말로 버라이어티하다.

최근엔 직접 배송설이 나돌면서 전혀 경쟁관계가 만들어지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던 페덱스와 UPS 등의 배송업체조차 긴장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정도 되면 많은 업종이 '아마존 vs 기타'의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추세라면 현재 연매출 178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숫자도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이런 아마존의 뒤에는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저스라는 인물이 있다. 창업 20여 년 만에 업계 패러다임을 바꿔버린 엄청난 경영자다. 그는 이에 대한 보너스로 '세계 최고 부자'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하지만 비즈니스와 관련된 그의 관심과 도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모양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아마존의 새로운 사업 관련 뉴스들이 쏟아진다.

그렇다면 그는 도대체 어떤 경영철학과 리더십을 갖고 있는 인물일까? 이런 의문의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게 그가 매년 투자자와 직원 등에게 보낸다는 공개 편지 내용이 아닐까 싶다. 그가 보내는 편지 내용에는 회사의 실적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다고 한다.

대신 경쟁자보다는 고객에게 집중할 것, 업계 선두주자로서의 위험성을 기꺼이 감수할 것, 그리고 직원들의 도덕성과 바람직한 기업문화, 올바른 권한 부여 등 5가지 주제를 강조한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평범하고 당연한 내용들이지만 기업 경영에 필요한 내용은 다 녹아있는 듯하다.

그나저나 아마존의 멈출 줄 모르는 팽창에 다음 피해자는 누가 될 지 걱정이다.


김동필 경제부장 kim.dongp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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