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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서점, 수제 맥주집…예술과 자유의 도시

신현식 기자의 대륙 탐방

오리건주 포틀랜드(Portland, Oregon)

포틀랜드로 이동했다.

비가 많은 곳답게 며칠간 비가 오락가락했다. 전화로 확인한 포틀랜드시 가까운 곳 개인 캠핑장은 턱없이 비쌌다. 포틀랜드에서 남서 쪽 30마일 떨어진 샴포이 스테이트 파크(Champoeg State Park)가 그나마 도심에서 제일 가까운 캠핑장이었다.

여름철이 지났지만 캠핑장에는 많은 캠퍼가 있었다. 도시의 비싼 주거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탓에 도시주변 저렴한 캠핑장에는 장기간 거주하면서 일을 하는 풀타임 캠퍼가 많다. 캠핑장에 도착하면 전기를 연결하고 수도를 연결하고 의자 테이블 등을 꺼내 캠핑 준비를 한다.



다음날 아침 차에 설치했던 물호스와 정수기, 수압기, 의자, 갈판 등 용품들을 캠핑 테이블에 올려놓고 포틀랜드 시내로 구경 나갔다. 어둑어둑해져 캠핑장에 돌아와 캠핑준비를 하려니 테이블에 올려놨던 캠핑용품들이 없어졌다.

어떤 것은 당장 필요한 것이고 어떤 것은 쉽게 구입할 수 없는 것이었다. 1년 넘게 여행하며 RV캠핑을 해도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찾거나 보상을 받으려는 기대는 안했지만 안전한 캠핑을 위해 캠핑 호스트에게 알리고 며칠 후 인터넷으로 공원 측에 항의했다. 다음날 RV캠핑용품점을 찾아 잃어버린 용품들을 200여 달러나 들여 구입했다.

포틀랜드의 악연이었다.

포틀랜드는 LPGA 골프취재로 수차례 방문한 적이 있었고 지인 도움으로 나이키 본사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러나 정작 자유도시 포틀랜드 다운타운을 구경해 본 적은 없었다.

포틀랜드는 색다르고 세련되고 자유롭고 예술활동이 많은 도시로 정원, 박물관, 갤러리, 서점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명소가 많다.

북미 원주민 관련 방대한 자료와 미술품을 소장한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포틀랜드 미술관도 유명하고 세계 맥주의 수도로 불릴만큼 수제 맥주집도 유명하다. 89개 이상 수제맥주집과 식당이 있는데 각자 특색있는 다양한 맥주와 음식을 선보이고 사람이 넘쳐난다.

맥주 애호가들에게는 천국이다.

그래서 포틀랜드를 맥주의 '비어(Beer)'와 해탈을 뜻하는 '너바나(Nirvana)'를 합성한 '비어바나(Beervana)' 라고 부른다. 복잡한 다운타운에서 소형이지만 RV를 몰고 주차할 곳을 찾는 일은 낙타 바늘구멍 통과하기다.

알지 못하는 길을 수없이 돌고돌다 도심 멀찍한 곳에 주차하고 도시가 어색한 촌사람처럼 두리번 거리며 돌아다녔다. 무엇보다도 인상 깊었던 곳은 '파웰(Powell's City of Books)'이라는 서점이었다.

여러곳 체인을 가진 서점으로 특이하게 새 책과 중고책을 동시에 진열해 판매한다. 사진관련 도서와 예술관련 도서를 찾기 위해 1층 입구에 있는 안내원에게 물어봤더니 친절하게 색깔로 표시된 약도를 보여주며 가르쳐줬다.

방대하고 미로로 되어 있어서 그런지 Gold, Blue, Green, Purple, Rose, Orange, Red, Pearl 색깔로 섹션을 구분하고 있었다. 자신이 찾고자하는 책을 색깔을 보고 찾아가면 되는 시스템이었다.

건물 1층 북서쪽 구석에는 카페가 있는데, 커피와 간단한 음식을 즐기며 독서하는 사람들로 빼곡했다. 온라인 판매도 하고 있는 이 서점은 신간, 중고, 희귀본, 절판본 등 400만 가지 책자를 보유하고 있다.

매일 3000권 가량 중고책을 직접 구매하기도 한다. 'Powell's City of Books'는 1971년 월터 파웰에 의해 시작됐는데, 그의 아들도 같은 시기에 시카고에서 중고, 할인, 희귀본을 취급하는 서점을 시작했다. 그러다 1979년 부자가 합쳐 운영하다 1982년 아들이 물려받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93년에는 인터넷서점을 시작한 온라인 서점의 선두주자이기도 하다. 3층 왼쪽 진주색 사진과 예술코너에서 느긋하게 앉아 많은 사진집을 봤다.

분위기가 안정되어서 그런지 시간 가는줄 모르고 책을 뒤적였다. 'Powell's City of Books'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장소이고 관광명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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