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현 그레고리오 신부 사순절 인터뷰 "신앙인으로 덕행 쌓는 의미 있는 기간"

위로 하늘만 쳐다보지 말고
바로 옆 이웃 고통 포용해야

남가주천주교사제협의회 양태현 그레고리오 신부는 사순절 기간 동안 "고통의 공감, 고통의 나눔의 삶을 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14일은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과 함께 사순절이 시작되는 기간이다. 매년 맞이하는 이 시기동안 신앙인으로서 어떠한 마음가짐과 자세로 보내야 할지가 항상 신자들에게는 반복되는 숙제처럼 다가온다. 양태현 그레고리오 신부(남가주 천주교 사제협의회 총무ㆍ성삼성당 주임신부)에게 사순절에 관해 물었다.

-내일부터 사순절 시작인데 언제까지를 말하나.

"재의 수요일부터 예수님 부활축일 전까지 일요일을 제외한 40일 동안을 사순시기라 한다. 이렇게 계산해서 올해 예수님 부활 대축일은 오는 4월1일(일)이 된다."

-초대교회도 사순 시기를 지냈나.

"오늘날과 같은 40일의 사순 시기가 정해진 것은 로마제국 콘스탄티누스 황제 때, 니케아 공의회(325년)에서 였다. 그러나 예수님 제자들이 활동하던 초대교회 때부터 신자들은 부활을 앞둔 시기에 예수님의 수난을 계속 기억하면서 자신들의 생활을 점검하는 기간을 가졌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사순 시기는 초대교회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 그 정신이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니케아 공의회에서는 왜 40일로 정했나.

"예수님께서 광야생활을 하신 것이 40일이었고 이스라엘 민족이 광야에서 지낸 것도 40년이다. 이처럼 신약과 구약에서 40이란 숫자는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초대교회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사순시기의 정신은 무엇인가.

"예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참회하고 극기하고 회개하고 희생하며 기도하는 것이다. 교회에서 각별한 의미를 사순 시기에 두는 것은 참회와 회개, 희생(고통)을 통해서 우리 신자들 각자가 덕행을 쌓을 수 있고 이를 통해 하느님과 일치할 수 있음을 믿는 데 있다. 이 같은 정신이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것은 '참된 정신' '진리'는 시대와 환경과 무관하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순 시기 단식(재의 수요일과 성 금요일), 금육(매주 금요일)은 몇 살부터 지켜야 하나.

"금육은 만 14세부터 죽을 때까지, 단식은 만18~60세까지인데 꼭 식사를 해야하고(환자나 심한 노동자) 고기를 먹어야 하는 사람들은 제외된다.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끼 먹지 않음으로써 배고픔의 고통체험을 통해 어려운 이웃의 고통에 눈을 돌릴 수 있고 또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 행동으로 도움을 줄 때 정말 지키는 것이다. 고기를 먹지 않게 된 것은 고기가 주식인 지역에서 처음 시작되었기 때문인데 주식을 먹지 않는다는 것은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포기하고 내려놓는다는 의미이다. 나의 포기를 통해 고통받는 이웃에게 필요한 것(도움)을 주기 위해서이다. 이럴 때 자기 희생(극기)가 비로소 완성된다."

-사순 시기 동안 좋아하는 것(기호식품이나 행위)을 참는 신자들도 많다.

"즐겨보던 드라마를 안 보았다고 하자. 그것만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통 자체는 의미가 없다). 포기한 것을 이웃사랑으로(예수님처럼) 행동으로 전해져야 완성이다. 드라마 보는 대신 그 시간을 가족을 위해서 특별 간식을 만든다거나 함께 시간을 보낼 때 '극기' '희생'의 의미가 있다."

-마지막으로 사제로서 신자들이 사순 시기를 어떻게 지내길 바라나.

"이 기간 하라는 것을 꼭 지켜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하느님께 벌받는다는 식의 편협한 신앙태도에서 벗어났으면 정말 좋겠다. 또 이 기간에 하느님을 찾는다고 하늘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힘든 이세상을 살아가는 나 자신을 포함한 이웃의 고통에 눈을 돌려 포용하고 받아들여 주는 '고통의 공감, 고통의 나눔'의 삶을 살면 좋겠다. 모든 고통에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자기의 고통(희생)이 없이는 '참다운 인간적인 삶(사랑의 삶)'을 살아가기 힘들다(고통과 사랑은 동전의 양면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순절은 신앙인으로서 덕을 쌓는 특별한 기간으로 잘 지내길 바란다."

김인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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