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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데이터 활용 비즈니스의 시대

최근 무비패스(Moviepass.com)가 화제다.

패스(pass)라면 버스표나 유로패스를 떠올릴 수 있다. 벌크로 사서 싸게 여러 번 타는 것이다. 그런데 무비패스가 그런 경우다. 한 달에 9달러95센트를 내면 하루에 한 편의 영화를 한 달 내내 볼 수 있게 된다. 단순 셈으로도 한 달에 31편이다.

눈치 빠른 사람들은 평일이면 텅텅 비는 극장을 떠올려 '남는 표를 파는 색다른 비즈니스가 생겼구나'하고 짐작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조금 다르다.

30대 미혼 김모씨는 이 무비패스를 사용해서 최근 새 개봉작 '영화 1987'을 타운내 CGV LA에서 봤다. 영화는 13달러50센트이므로 그는 단 한편으로 본전을 뽑았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그거 실화냐?"라고 물어볼 만하다.



일단 무비패스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아보면, 우선 웹사이트에서 9달러95센트로 가입한다. 그러면 3주 후 데빗카드 같이 생긴 플래스틱 카드가 우송돼 온다. 이것을 액티베이트하고 무비패스앱으로 영화를 선택하면 영화를 볼 수 있다. 극장에 가서는 무비패스에서 보내준 카드로 결제하면 끝이다. 다만 무비패스앱에 체크인하려면 극장으로부터 100야드 안에 들어가야 한다.

그러면 혹자는 일부 몇 군데 극장에서만 될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는 미국내 3만6000여 개의 스크린에서 상영되는 영화를 볼 수 있다. 전체의 91%다.

무비패스가 처음 시작한 2011년에는 지금과 달랐다. 월이용료가 50달러였다. 본전을 뽑으려면 5~6편을 봐야 했다.

극적 반전은 9.95달러로 월이용료를 내리면서다. 이때부터 많은 언론이 주목했다. 이런 변화를 주도한 인물은 넷플릭스 코파운더중 한 명인 미치 로우다. 그가 CEO로 일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주류 언론들은 이들이 '오프라인판 넷플릭스'가 될 것이라고 할 정도였다.

미치 로우 CEO는 "더 자주 더 쉽게 지나가다 부담없이 쓱 들어가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영화산업이 더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넷플릭스가 드라마 방영시간에 맞춰 TV앞에 모여 앉는 모습을 없앴듯이 무비패스는 영화관람의 개념을 바꾸려 하고 있다. 특별한 영화관람을 '일상'으로 만들 것이다.

물론 월이용료가 5분의1로 떨어지자 영화관 체인의 주가가 한때 폭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전략은 영화산업을 살릴 수 있는 기회라는 평가가 잇다른다.

이렇게 한달짜리 월이용료를 내고 패스를 끊어주는 모델의 원조는 '피트니스클럽'이다. 많이 가입시키고 고객들이 많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 그런 모델이다. 그런데 미치 로우는 역발상을 했다.

이들을 지켜보는 관측가중 일부는 무비패스가 쌓아놓은 투자금을 다쓰면 망할 것이라고 단언했지만 무비패스는 여유만만이다. 이들의 사업모델은 피트니스클럽형이 아니고 가입자들의 소비패턴, 어떤 종류의 영화, 언제, 얼마나 자주보는지 등의 정보를 모아서 마케팅회사나 데이터 회사에 판매하는 것이다. 그러면 영화산업의 많은 회사가 이제와는 달리 고객들의 행동 패턴을 파악해서 상영시간, 티켓가격, 마케팅을 더욱 정교하게 할 수 있게 된다.

로우 CEO는 결국 잉여 티켓 판매회사를 데이터 수집회사로 개념을 바꾼 것이다. 미국에서 1년에 판매되는 영화관 티켓은 130억장이라고 한다. 데이터가 엄청나게 쏟아져 나올 수가 있다.

혹자는 우리세대의 IT혁명을 3단계로 설명한다. 처음에는 책상마다 컴퓨터를 올려놨고 두번째는 이들을 인터넷으로 연결했다고 한다. 마지막 세번째가 머신러닝을 비롯한 데이터들의 활용이라고 한다. 이제 고객을 제대로 파악하고 영리하게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아직도 아무런 인식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비즈니스 하는 한인들이 없기를 바란다.


장병희 / 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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