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AI ‘알파고 제로‘, 장기·체스도 최강자 3관왕

독학으로 장기 2시간, 체스 4시간, 바둑은 8시간 만에 무적
서로 다른 게임에 사용 가능한 범용 AI는 처음
[연합뉴스] 12.06.17 18:12
독학으로 장기 2시간, 체스 4시간, 바둑은 8시간 만에 무적

서로 다른 게임에 사용 가능한 범용 AI는 처음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바둑 세계 최강자인 인공지능(AI) 기사 '알파고 제로'가 장기와 체스에서도 세계 최강자 자리를 차지했다.

미 구글 지주회사인 알파벳 계열의 영국 딥마인드사 연구원들은 '알파고 제로'를 개량한 최신 버전이 백지상태에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독학으로 몇 시간 만에 장기와 체스에서도 세계 최강 소프트웨어를 능가하는 데 성공했다는 논문을 5일 자 온라인 과학지에 발표했다. 인공지능이 불과 몇 시간 만에 독학으로 장기·체스·바둑에서 모두 세계 최강자가 되는 3관왕이 된 것이다.

논문에 따르면 개량 알파고 제로에게 장기와 체스의 기본 규칙만 가르친 후 자기 스스로 대전을 거듭하도록 했다. 종전의 인공지능은 인간이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고안한 '정석'과 프로 기사의 기보를 학습하는 방식으로 강해졌지만, 이번에는 이런 인간의 데이터를 주지 않았다.

올해 세계 컴퓨터 장기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장기 소프트웨어 '엘모'와 지난해 체스 세계대회를 제패한 '스톡피시', 바둑의 '알파고'와 실력을 비교한 결과 개랑 '알파고 제로'가 장기는 2시간 만에, 체스는 4시간 만에, 바둑은 8시간 학습한 시점에서 각각 기존 최강 소프트웨어를 능가하는 실력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소프트웨어와의 100회 대전 성적은 장기가 90승 8패 2 무승부, 체스는 28승 무패 72 무승부, 바둑은 60승 40패였다. 그나마 바둑이 가장 선전한 셈이다. 서로 다른 게임에 사용할 수 있는 최강자급의 범용 AI도 개량 알파고 제로가 처음이다. 인간이 현재까지 고안해낸 정석을 전혀 배우지 않은 채 자기 스스로 대전하는 가운데 익혔다고 한다.

실제 소프트웨어가 이미 세계 최강 기사를 압도하고 있다. 체스는 1997년 미국 IBM의 '디프 블루'가 세계 챔피언에게 승리했고 장기는 올해 4~5월 '포난자'가 톱 기사인 사토 아마히코( 佐藤天彦) 명인에 연승했다. 바둑에서는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긴데 이어 중국 커제(柯潔) 9단에 3연승 했다. '알파고 제로' 최신 버전은 이들 소프트웨어보다 강한 것으로 평가돼 세계 최고수 기사를 능가하는 실력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장기와 체스에서도 프로 기사의 대국 데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독학으로, 그것도 불과 몇 시간 만에 최강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바둑에서는 알파고가 두는 수를 인간 프로 기사가 보더라도 "이해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인간의 지능을 이미 넘어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인공지능이 게임 이외의 분야에서도 인간이 풀지 못하는 어려운 문제를 푸는 데 공헌할 것으로 기대했다. 딥마인드는 난치병 조기발견이나 신소재 개발, 생명의 기원 규명 등에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AI가 인간의 지성을 넘어서는 역사적 시점을 가리키는 이른바 '기술적 특이점(Technological Singularity)' 실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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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